마두로, 커지는 '재임 반대' 목소리에 "투표로 합법성 부여됐다"

입력 2019-01-07 06:50
마두로, 커지는 '재임 반대' 목소리에 "투표로 합법성 부여됐다"

우파 야권 장악 국회, 美·리마그룹 등 국내외서 재임 비판 고조

대법관 미국행 놓고 "성추행 조사탓…美수사협조 위한 망명" 엇갈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재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국내외에서 높아지는 가운데 마두로 대통령이 자국 정부의 합법성을 옹호하고 나섰다.

마두로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국민이 투표를 통해 우리에게 합법성을 부여했다. 우리의 뜻을 깨트리려고 하는 이들은 실수하지 마라. 베네수엘라는 존중받을 것이다!"라고 적었다.

마두로 대통령은 친정부 성향의 제헌의회 요청에 따라 지난해 5월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68%를 득표해 재선에 성공, 오는 10일 두 번째 6년 임기를 시작한다.

대선 당시 일부 야당 후보가 출마해 마두로 대통령과 경합을 벌였지만 주요 야당은 유력 후보들이 가택연금, 수감 등으로 출마할 수 없다는 이유로 선거에 불참했다.

야권의 내부 분열과 함께 마두로 대통령에 필적할만한 후보를 내지 못하는 상황 속에 섣불리 다른 후보를 출마시켰다가는 마두로 재선에 들러리를 설 수 있다는 우려도 한몫했다.

대선 이후 미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미주 14개국으로 구성된 리마그룹은 대선이 불공정하게 치러졌다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리마 그룹 중 멕시코를 제외한 캐나다, 브라질 등 13개국은 마두로 대통령의 취임식이 다가오자 지난 4일 마두로 대통령이 사임하고 국회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과도정부에 권력을 이양해 민주적인 새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요구했다.

우파 야권이 장악한 베네수엘라 국회도 전날 새 국회의장을 선출하는 한편 마두로를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군을 향해 민주주의 회복 노력에 협조해 줄 것을 촉구했다.

미 국무부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뜻을 대표해 민주적이며 합법적으로 선출돼 존속하는 유일 기관인 국회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외교부는 성명을 내 미국이 합법적이며 민주적인 제도를 거부하도록 조장하는 등 쿠데타를 완성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둔 가운데 베네수엘라 대법관의 미국행을 놓고서도 정부 설명과 관련 보도가 엇갈린다.

대법원은 이날 선거 분야를 담당했던 크리스티안 세르파 대법관이 국외로 도망쳤다며 함께 일하는 사무실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추행 수사가 작년 11월부터 시작됐지만 세르파의 망명 보도가 나와서 공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이켈 모레노 대법원장은 "세르파가 상스럽고 부도덕한 행위로 여성들에게 손상을 끼친 여러 혐의를 받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 플로리다 주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진 세르파는 집권당인 통합사회주의당(PSUV) 출신으로 2015년 야권이 국회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기 직전 대법관에 임명됐다. 그는 캐나다가 마두로 정권에 압박을 가하려고 부과한 금융 제재 대상 명단에 포함됐다.

그러나 미국에서 활동 중인 베네수엘라 출신 언론인들은 마두로 대통령이 논란 속에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려는 것과 연관된 망명이라고 분석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세르파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고 밝힌 언론인 카를라 앙골라는 세르파가 플로리다에 머물고 있다면서 베네수엘라의 부패와 인권 침해를 수사 중인 미국 검찰에 협조하기 위해 준비해왔다고 보도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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