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후폭풍…美 CES 참가 중국기업 20% 줄어

입력 2019-01-06 17:08
무역전쟁 후폭풍…美 CES 참가 중국기업 20% 줄어

"中기업, 경기둔화에 비용 절감…화웨이 CFO 체포에 미국행 꺼려"

올해 기조연설자에 中기업 CEO 없어…작년엔 화웨이 부문장 연설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미국 'CES 2019'에 참가하는 중국기업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오는 8∼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 참가하는 중국기업은 1천211개 사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인 1천551개 사가 참가해 '중국 전자 쇼(China Electronics Show)'로 불렸던 지난해보다 20%가량 줄어든 수치이다.

지난해 CES에는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의 소비자 제품 부문장이 기조연설을 하기도 했으나, 올해 CES 기조연설자 명단에는 중국기업 CEO(최고경영자)가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 CES에는 전 세계에서 총 4천여 개 기업이 참가해 전시장을 꾸리며, 약 18만 명이 행사장을 찾을 전망이다. 미국 기업은 1천751개 사가 참가한다.

CES에 참가하는 중국기업의 수가 줄어든 것은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의 경기둔화로 타격을 입은 중국기업들이 비용 절감에 나섰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중국 선전(深천<土+川>)의 한 수출기업 관계자는 "CES 참가를 검토했으나, 결국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경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많은 기업이 비용 지출에 보수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마케팅 컨설턴트인 키티 폭은 "경기둔화에 직면한 기업들은 주력 시장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중국이 여전히 주력 시장인 많은 중국기업이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미국을 꺼리는 건 놀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국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상하이의 마케팅 컨설팅 기업 임원인 사운 레인은 "멍 부회장의 체포 때문에 많은 중국 기업인들은 체포당할 것을 두려워해 미국 여행을 꺼린다"고 전했다.

멍 부회장 체포는 그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고 보는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화웨이는 미국 CES 참가 규모를 줄이는 대신 다음 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Mobile World Congress)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CES와 MWC는 독일 베를린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Berlin)와 함께 세계 3대 IT 전시회로 꼽힌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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