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은 1이닝만"…기쿠치 마음 잡은 시애틀의 활용법

입력 2019-01-05 10:33
"한 달에 한 번은 1이닝만"…기쿠치 마음 잡은 시애틀의 활용법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한 달에 한 번은 1이닝 또는 공 30개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가 새로 영입한 일본인 왼손 강속구 투수 기쿠치 유세이(28)를 위해 준비한 올 시즌 활용법이다. 무리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기쿠치가 빅리그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제리 디포토 시애틀 단장은 지난 4일(한국시간) 구단 홈구장인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기쿠치의 입단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해 기쿠치의 올해 활용방안을 소개했다.

기자회견 내용이 실린 MLB닷컴에 따르면 기쿠치는 올해 시애틀의 5인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된 가운데 5∼6차례에 한 번은 1이닝 정도만 소화할 예정이다.

디포토 단장은 "기쿠치는 일본에서 지난 2년간 160∼180이닝을 소화했다. 우리도 그보다 적은 이닝을 기대하지는 않는다"면서 "다만 한 시즌 30∼32회의 선발 등판 기회 중 대여섯 번에 한 번, 대략 한 달에 한 번은 1이닝만 막거나 30개 정도의 공을 던지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구상의 배경은 적지 않은 일본인 선발투수들이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부상으로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던 데서 찾을 수 있다.

시애틀의 계획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 기쿠치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도 결정적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기쿠치의 대리인인 스콧 보라스는 "기쿠치를 영입하려 했던 대부분의 팀이 선발투수에게 요구하는 조건에 따라 바로 처음부터 강속구를 던져주기를 원했다"면서 "하지만 시애틀은 보통 1주에 한 번만 선발 등판하는 일본 야구에서 뛴 기쿠치가 미국 야구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주고 부담을 덜어주는 발전적 계획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기쿠치는 시애틀과 기본 4년을 보장받는 독특한 계약을 하고 빅리그 데뷔를 눈앞에 뒀다.

구단이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미국과 일본 언론 보도를 따르면 4년 연봉 총액은 5천600만 달러다.

3년이 지난 뒤 시애틀이 계약 연장을 원하면 7년 최대 총액 1억9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시애틀이 옵션을 실행하지 않으면 기쿠치는 시애틀에서 1년을 더 뛰거나 바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될 수 있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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