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환자 동시에 심장·간·신장 이식 수술…美의학계 최초 성공
시카고대학병원, 20대 남·녀 대상 삼중 장기이식 수술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의료진이 두 명의 환자에게 심장·간·신장을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을 27시간 만에 성공적으로 끝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카고대학 부속병원 의료진은 4일(현지시간) "미시간 주 출신 새라 맥팔린(29·여)과 시카고 남부 출신 다루 스미스(29·남)를 상대로 주요 장기 3개를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을 같은 시간 내에 각각 수행, 성공적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병원 측은 "삼중 장기이식으로는 미국 내에서 16번째와 17번째, 두 환자 동시 삼중 장기이식 수술은 미국 의학계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수술은 지난달 19일 밤부터 21일 새벽까지 진행됐다.
의료진은 "스미스 수술에 17시간, 맥팔린 수술에 20시간이 걸렸고, 총 27시간 만에 두 환자의 수술이 모두 끝났다"며 "미국에서 한 병원이 2건 이상의 삼중 장기이식 수술을 1년 이내에 실시한 사례는 이제껏 없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22명의 외과의사와 간호사, 마취전문의가 팀을 이뤄 순환하면서 수술을 진행했다"며 "심장 이식을 시작으로, 특정 순서대로 환자 몸 안에 장기가 놓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술팀 밸루반 지바난댐 박사는 "심장은 기증자 몸에서 떼내어진 때부터 4~6시간 내에 이식을 실시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관건"이라며 "다른 장기들은 조금 더 시간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중 이식은 복잡도가 훨씬 더 높아지고 절차 조정이 더 중요해진다"면서 "심장이 먼저 이식된 후 기능을 유지해야 하고 동시에 다른 팀원들은 간과 신장 이식 수술을 차례로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병원 측은 두 환자가 장기 기능을 잃게 된 원인은 서로 다르다고 전했다.
작업치료사 맥팔린은 흔치 않은 염증성 심장 질환에 걸려 12세 때 이미 첫번째 심장 이식 수술을 받았으나, 이식받은 심장 기능에 다시 문제가 생겼고 합병증으로 간과 신장까지 손상을 입었다.
맥팔린의 부모는 "다른 의료기관들 모두 수술을 거부했다"며 "딸을 위해 호스피스 서비스를 요청한 상태였다"고 털어놓았다.
트럭 기사 스미스는 5년 전 장기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유육종증 진단을 받았고 이로 인해 심장·간·신장이 손상됐다. 스미스가 폐렴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그의 심장은 단 15%만 기능하고 있었다.
병원 측은 "두 환자 모두 수술에 큰 위험 부담이 있었지만 다른 병원들이 나서지 않을 것을 알았기 때문에 우리가 맡는 것이 옳은 일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장기 기증자를 기다리던 맥팔린과 스미스는 공교롭게도 지난달 18일과 19일 연이어 기증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병원 측은 "두 달에 걸쳐 수술 준비를 하면서도 흔치 않은 삼중 이식 수술을 두 환자에게 같은 날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을 토로했다.
다행히 맥팔린과 스미스가 각각 단일 기증자로부터 3개 장기를 한꺼번에 기증받아 거부반응 우려도는 낮아졌다.
수술 후 아직 병원에서 회복 중인 두 환자는 모두 "몸 상태가 훨씬 좋게 느껴진다"며 웃음을 보였다.
맥팔린은 "이 정도 기운을 차린 것은 오래 전 일"이라며 "어서 밖으로 나가고 싶고,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세 살배기 아들과 놀아줄 시간을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둘은 당분간 입원 치료를 받게 되며 퇴원 후에도 장기적인 관찰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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