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80% "공직자 윤리의식 개선"…국민은 38%만 긍정
한국행정연구원 조사…윤리의식 인식에 국민·공무원 큰 괴리
국민 83%·공무원 51% "퇴직 후 관련 기업 특혜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공직자의 공직윤리에 대해 일반 국민과 공직자의 인식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은 공무원들의 윤리의식, 퇴직 후 특혜, 신뢰도, 직무수행 공정성, 이해충돌 회피 노력 등에 전반적으로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했지만, 현직 공직자들은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행정연구원 세종국가리더십센터 부연구위원 임성근 박사 연구팀은 일반인 700명, 현직 공직자 1만8천747명, 퇴직 공직자 112명, 전문가 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공직윤리 국민 체감도 분석 및 개선방안 연구'에서 이같은 결과를 내놨다,
6일 연구결과에 따르면 과거보다 우리나라 공직자들의 윤리의식이 높아졌는지에 대한 질문에 일반인들은 38.4%만 '그렇다', '매우 그렇다' 등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그러나 같은 질문에 현직 공직자는 80.3%, 퇴직 공직자 77.7%, 전문가 76.4%가 긍정적 견해를 밝혔다.
또 대다수 일반인은 공직자가 업무 중 사적 이해관계의 충돌을 회피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고 봤다. 이해충돌 회피 노력 평가에 대한 긍정적 답변은 일반 국민 16%, 전문가 46.1%에 그쳤으나 현직자 60.3%, 퇴직자 73.2%로 나타났다.
'공정한 직무수행' 문항에서도 긍정적 대답은 일반 국민 18%에 불과했지만 전문가는 53.9%, 현직자 69.8%, 퇴직자 88.4%로 대조를 이뤘다.
공직자 신뢰도가 예전보다 개선됐는지 묻는 항목에선 일반 국민 20%, 전문가 34.8%, 현직자 50.9%, 퇴직자 51.8%로 모든 집단에서 비교적 낮은 수치가 나왔다.
신뢰도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로는 국민 66%가 '공직자들이 공직을 이용해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현직자의 39.9%는 '퇴직자의 전관예우 관행' 때문이라고 봤고 퇴직자 55.5%와 전문가 72.7%는 '특혜 등 민관유착'을 지목했다.
'퇴직 후 관련 기업 특혜'에 대한 질문에서도 일반 국민 83.7%가 긍정적으로 답해 특혜가 있다고 본 데 비해 현직자는 51.6%, 퇴직자는 63.4%만 그렇다고 대답했다. 전문가는 77.5%로 일반 국민 편에 가까웠다.
4개 집단의 질문별 긍정적 응답 평균값은 '윤리의식 개선' 68.2, '이해충돌 회피 노력' 48.9, '공정한 직무수행' 57.5, '신뢰도 개선' 39.4, '퇴직 후 관련 기업 특혜' 69.1로 도출됐다. 신뢰도는 개선되지 않았고 퇴직 후 특혜는 존재한다는 인식이다.
공직윤리 강화 수단 중 하나인 재산 등록·공개 제도와 관련해 국민 72.3%, 전문가 68.5%, 퇴직자 59.8%는 적용 직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직자는 38.8%만 의견을 같이했다.
직계존비속 재산의 고지 거부 제도는 현직자 64.2%가 사생활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봤지만 일반 국민 64.9%는 거부를 인정하지 말고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퇴직 공직자 취업제한 제도의 부패 예방 효과에 대해서는 일반 국민 79.7%, 전문가 75.2%, 퇴직자 72.4%, 현직자 56%가 긍정적으로 인식했다. 다만 퇴직 공직자 재취업 기회 확대는 일반 국민 67.6%를 비롯해 모든 집단이 필요성을 인정했다.
연구팀은 "일반 국민은 공직윤리제도의 직접적 대상자가 아니므로 구체적 내용을 인지하기 어렵고, 간접적 정보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도 "제도의 최종 성과는 일반 국민에게 이해되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각종 지표에서 국민들의 신뢰도가 낮게 나타난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국민들은 특히 이해충돌 회피 노력, 공정한 직무수행, 퇴직 후 관련 기업 특혜를 매우 비판적으로 평가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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