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의 '입' 최측근 홍보수석 사임키로…위기 가중
포르 수석, 소통전략 실패에 부담 느껴…마크롱 만류에도 뜻 굳혀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최측근 홍보수석비서관이 대통령의 만류에도 사임하기로 했다.
'노란 조끼' 연속 집회와 최근 다시 표면 위로 떠 오른 보좌관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마크롱에게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르 피가로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엘리제궁 실뱅 포르 홍보수석비서관이 마크롱 대통령에게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다.
포르는 조만간 있을 마크롱의 대국민 메시지 발표 준비를 마지막으로 이달 하순 홍보수석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그는 프랑스 최고 명문 그랑제콜로 꼽히는 파리고등사범학교(ENS)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한 학자 출신으로, 마크롱 대선 캠프의 홍보담당으로 일한 뒤 대통령 연설기록비서관을 거쳐 작년 9월 홍보수석으로 발탁됐다.
마크롱의 절대적 신임을 받아온 최측근 인사로 꼽히며 유려한 글솜씨로 이름이 높다.
포르가 몇 주 전 사임 의사를 밝히자 마크롱 대통령은 그를 붙잡아두려고 설득했지만 완강한 뜻을 꺾지는 못했다고 한다.
대통령과의 불화로 사임하는 것이라는 항간의 관측에 대해서는 포르는 르 피가로에 "우리의 관계는 매우 특별하고, 그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 자녀와 잠시 휴가를 보낸 뒤 민간 분야에서 일을 계속할 계획이다. 마크롱과 일하기 전 그는 문학·음악 연구와 번역으로 이름을 날리면서도 BNP 파리바 등 금융사와 우파 정치권 인사의 홍보전략을 맡는 등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마크롱으로서는 최측근이자 국정 홍보의 사령탑인 포르의 사임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 지지율이 20% 초·중반대로 주저앉은 상황에서 정부의 경제·사회정책에 분노를 표출하는 '노란 조끼' 운동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보좌관 스캔들이 다시 표면 위로 부상하며 마크롱을 코너로 몰고 있다.
프랑스 정가에서는 포르가 마크롱의 수행비서였던 알렉상드르 베날라가 작년 노동절 집회에서 경찰관 행세를 하면서 젊은 남녀에게 폭력을 행사한 이른바 '베날라 게이트'의 진화에 홍보수석으로서 안간힘을 썼지만 최근 다시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큰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베날라는 엘리제궁에서 직권남용 등으로 파면되고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도 아프리카 국가를 상대로 컨설턴트 활동을 하고 외교관 여권까지 사용했다는 의혹이 최근 불거졌다.
또 그는 마크롱과 퇴임 이후에도 가깝게 연락을 해왔다고 주장하면서 야권의 베날라 게이트에 대한 공세가 재개됐다.
르 피가로는 포르의 사임 소식을 전하며 "해가 바뀌는 시점에서도 마크롱에게는 어려움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촌평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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