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하 작가 "한국인 뿌리와 한국에서의 경험, 글에 살려요"
2년 연속 휴고상 후보…펜 아메리카 홈페이지에 인터뷰 게재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소설은 문자 그대로의 사실이 아닌 비유적, 혹은 감정적 사실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아요. 소설을 통해 우리는 삶과 인생에 대한 감정적 진실을 스스로 일깨우곤 하죠."
2017년과 지난해 2년 연속 휴고상 후보에 오른 한국계 미국인 이윤하는 최근 미국 작가단체인 '펜 아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진실과 소설 사이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같이 답했다.
휴고상은 공상과학소설(SF) 분야 최고 영예로 'SF계 노벨상'이라 불린다.
이윤하는 자신의 정체성이 글쓰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작가의 정체성은 각각 크게 다르다"며 "내게 글쓰기는 내가 고른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할 때 서양 및 서양인들을 주 배경과 캐릭터로 삼았다는 그는 몇 년 전 문학에서의 다양성에 대한 여러 글을 읽고 자신의 사고가 너무 닫혀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이윤하는 "그때부터 내 한국인으로서의 뿌리와 내가 한국에 살았던 9년으로부터 비롯된 글들을 쓰기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수학을 전공한 이윤하는 수학과 언어학에서 SF에 대한 영감을 얻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소설에서는 한국적인 발상과 수학을 바탕으로 한 장대한 서사가 펼쳐진다.
대표작인 '제국의 기계' 3부작은 우주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전쟁 이야기다.
특히 첫 장편인 '구미호 전략'은 사람을 유혹하는 동양 구미호의 이미지가 반영돼 있다.
이윤하는 "수학은 우주가 쓰인 언어이자 예술, 과학, 기술의 근간"이라며 "증거를 찾고, 수학적인 진실을 발견하는 그 기분을 표현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허구적 사회를 만들어낼 때 나는 그 사회가 어떤 종류의 어휘를 구사할지 고민하곤 한다"며 "한국어나 일본어처럼 존칭 구조가 있는지, 영어에서처럼 시제와 복수형 등이 있는지를 구상하면서 이야기와 이야기 속 문화의 틀을 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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