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품종감귤 '아스미' 출원 日법인, 제주에 묘목판매 금지 요구
묘목 판매업체에 내용증명…연 매출 50억원 도내 농가 판로확보 난항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에서 4년째 재배하고 있는 일본산 감귤 '아스미' 묘목을 신품종으로 출원한 일본 측이 '로얄티'를 요구하는 소송을 본격 시작했다.
3일 제주도에 따르면 국내 농촌진흥원 격인 일본 국립연구개발법인은 지난달 17일 서귀포시에 있는 묘목 판매업체에 아스미 묘목을 생산·판매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일본 국립연구개발법인은 국내 다른 6개 감귤 묘목 판매업체에도 아스미를 판매하지 말도록 하는 내용증명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어기면 '로열티'를 받겠다는 것이 주요 취지다.
일본 국립연구개발법인은 만감류인 아스미와 '미하야' 2개 품종에 대해 지난해 1월 신품종으로 출원했다.
도내에는 300여 농가가 46㏊에서 이들 2개 품종 920t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들 농가의 신품종 감귤 판매 매출액이 연 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농협 제주지역본부는 추산했다.
도내 묘목 판매업체 등은 2015년부터 일본 현지 농가에서 이들 2개 품종 묘목을 1그루당 2만5천원을 주고 구매했다.
외국산 품종보호종은 신품종 출원 직후 2년 6개월의 기간을 거쳐 최종 신품종 등록 여부가 결정되며 최종 결정 전까지는 임시 보호권이 발동돼 묘목 판매가 금지된다.
다만 농림수산식품부는 임시 보호권이 발동되는 기간 내 신품종 묘목에서 생산된 열매(감귤)에는 품종 보호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지난달 26일 유권해석을 내렸다.
그러나 농협과 감협은 로얄티 소송 확산을 우려해 아스미와 미하야 2개 품종 감귤에 대해 농협 조직을 통해 출하·판매하는 계통 출하를 전면 금지했다.
이에 따라 신품종 재배 농가들이 애써 가꾼 감귤에 대한 판로확보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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