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15개 고교, 기숙사 없애 학생 복지 공간 만든다
시교육청, 학교당 2억원 지원…학생·학부모 반발 등 진통 예상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성적 우수 학생 학습·생활시설로 전락한 고교 기숙사들이 학생 복지 공간 등으로 개편된다.
광주시교육청은 3일 학교 구성원들과 협의를 거쳐 일선 고교의 기숙사를 폐지하고 학생활동 공간으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광주에서는 29개 일반고에서 기숙사를 운영해 3천70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원거리 통학 학생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상당수 고교가 내신, 모의고사, 진단평가 등 성적을 입사생 선발에 반영해 사실상 우열반 형태로 운영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광주 시민단체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 시민모임의 진정을 받고 개선을 권고하기도 했다.
광주시교육청은 2021년까지 15개교 기숙사를 폐지하고 해당 학교에 2억원씩 지원해 건물을 재구조화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고교학점제 운용을 위한 수업 공간, 방과후학교와 선택 교육 과정 수업 공간, 교내 동아리방, 자율학습·공부방, 독서실 등으로 용도 변경을 독려하고 있다.
학생 자치공간, 휴식·체력단련 공간, 학교와 지역민의 문화공간 등으로 활용될 여지도 있다.
그러나 상당수 학부모는 자녀들의 학습과 생활 지도를 위해 기숙사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여 '체질개선' 과정에서 일부 진통도 우려된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대학 진학을 위한 경쟁과 학력 신장 중심의 기숙사에 대한 시민단체, 언론의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았다"며 "학교 구성원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상위권 학생 중심이 아닌 모든 학생의 학업성취를 지원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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