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구해야 했다" 화마 속 쇠창살 뜯고 60대 구한 이웃
불길과 연기 속 일면식도 없던 이웃 구조한 장원삼 씨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제가 아니라도 누구라도 그랬을 겁니다."
지난 1일 부산 동구 초량동 주택에서 불이 나자 쇠창살을 뜯고 60대 주민을 구조한 장원갑(52) 씨.
그는 3일 "집 안에 불꽃이 일렁이는데 사람이 창문을 붙잡고 있는 게 보였다"며 "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말하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운동을 위해 집 밖을 나섰던 장씨는 오후 9시 40분께 동일중앙초등학교 인근 1층 주택에서 불이 난 것을 목격했다.
화재 현장으로 달려간 장씨는 A(68)씨가 쇠창살을 붙잡고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장씨는 망설임 없이 주변에 있던 돌로 쇠창살을 내리쳐 부수고 A씨를 구조했다.
돌로 쇠창살을 내리치는 과정에서 손을 다치기도 했다.
장씨는 A씨를 구조하고 곧바로 옆집에 불난 것을 알려 침착하게 주민들을 대피시키기도 했다.
인근을 지나던 김모(52)씨가 119에 불이 난 것을 신고했고, 불은 소방대원에 의해 25분 만에 꺼졌다.
A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다리 쪽에 2∼3도 화상을 입어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
장씨는 "구조되신 분이 생명이 지장이 없다니 다행이다"며 "불꽃이 보이고 연기가 새어 나오는 곳에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을 보면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동구청과 중부소방서는 장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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