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에 도서관 지어 뭐해?" 트럼프, 인도 모디 총리 조롱(종합)
해외지출 축소 옹호 위해 거론…인도 "아프간 지원은 중요 역할 수행" 반박
(서울·뉴델리=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김영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의 도서관 건설을 지원한 것을 놓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향해 쓸모없는 일이라며 조롱했다고 AP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 중 기자들을 향해 미국의 해외 지출 축소를 옹호하는 과정에서 불쑥 모디 총리와 만난 일을 끌어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디 총리와 좋은 사이라면서 "그가 아프간에 도서관을 지었다는 것을 내게 거듭 말했다"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30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중 모디 총리 및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함께 3자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런 말을 들으면 "우리는 통상 '오, 도서관이라니 감사한 일'이라고 말해야 한다"면서도 "아프간에 있는 그것을 누가 이용할지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인도는 9·11 테러 후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탈레반 정권을 축출한 뒤 아프간에 30억 달러(약 3조4천억 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여기에는 수도 카불에 있는 엘리트 고교의 재건과 함께 매년 1천명의 아프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제공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모디 총리는 2015년 아프간 의회 건물의 준공 때에는 아프간 젊은이들의 현대식 교육과 직업훈련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인도의 이런 적극적인 아프간 지원은 탈레반 정권이 반(反)인도 무장세력들에게 사실상 은신처를 제공하고 경쟁국인 파키스탄이 인도 견제 차원에서 아프간 내 극단주의 세력과 연계를 맺어온 데 대한 대응 차원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에 인도 정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불편한 기색은 역력한 분위기다.
당국 관계자는 3일 인도 PTI통신에 "개발 지원은 아프간이 경제적 역량을 갖추고 안정화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반박했다.
그는 "인도의 아프간 지원은 도서관 건설 같은 지역사회 개발 관련 사안도 포함하지만 대부분 대규모 인프라에 투자한 것들"이라며 아프간 남부 218㎞ 길이의 도로나 살마댐 건설 등을 예로 들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에서 쓰는 돈을 줄이겠다며 지난달 시리아 내 미군 2천명의 철수와 아프간 내 1만4천여 병력의 절반 감축 계획을 밝혀 미국 안팎에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