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쇼크' 애플, 1분기 실적전망 대폭 하향조정(종합)

입력 2019-01-03 11:35
수정 2019-01-03 14:42
'차이나 쇼크' 애플, 1분기 실적전망 대폭 하향조정(종합)

IT주식 이끄는 대장주 시간외 거래서 8% 급락…증시에 충격파

팀 쿡 "매출 감소 대부분 중국서 발생…경제 둔화 예상 못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애플이 2일(현지시간) 팀 쿡 최고경영자(CEO) 명의로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2019 회계연도 1분기(작년 12월 29일 종료)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뉴욕증시의 엔진 격인 IT 주식을 이끌어온 애플의 전망치 하향 조정은 지난 연말부터 먹구름이 깔린 미국 증시에 적잖은 충격을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전망치 하향은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 판매 부진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상당수 IT 매체에서 애플이 '차이나 쇼크'를 경험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애플은 이날 투자자들에게 발송한 서한에서 1분기 매출 전망치를 애초 890억∼930억 달러(99조9천억∼104조4천억 원)에서 840억 달러(94조3천억 원)로 낮춰 잡았다.

수정된 전망치는 애초 전망보다 5∼9% 줄어든 것이다.

애플이 지칭한 1분기는 국내 회계기준으로 2018년 4분기에 해당한다.

이는 IBES의 애널리스트 추정치 평균인 915억 달러(102조7천억 원)보다도 8.2% 내려간 전망치다.

애플은 총수익률을 38%로 전망했다. 이 또한 애초 38.5%보다는 약간 낮은 수치다.



쿡 CEO는 "우리가 주요 신흥 시장에서 일정한 도전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긴 했지만, 특히 중국 등 중화권 경제 감속의 규모를 미리 예측하지 못했다"면서 "사실, 우리 가이던스에서 나타난 매출 감소의 대부분, 그리고 거의 100% 이상인 전년비 글로벌 매출 감소는 중화권에서 발생했다. 이는 아이폰, 맥(Mac), 아이패드에 모두 걸쳐 있다"라고 말했다.

애플은 실적 저하의 원인을 대부분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 매출 감소 탓으로 돌렸다. 중국 경제의 감속이 결국 아이폰 매출 급락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라고 CNBC는 풀이했다.

애플은 그러면서도 "그밖의 다른 나라에서 아이폰 새 모델의 업그레이드가 우리가 애초 기대했던 만큼 강한 수요를 창출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쿡은 CNBC와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가 작년 하반기부터 둔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자명하다"면서 "미·중 무역분쟁은 그들(중국)의 경제에 추가적인 압력으로 작용했다"라고 말했다.

[로이터제공]

이날 애플의 가이던스가 발표되고 20분 후 시작된 시간외 거래에서 애플 주가는 8%나 급락했다.

앞서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애플 전문가로 통하는 궈밍치 TF 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가 2019 회계연도 1분기 아이폰 판매량(출하량)을 애초 예상인 4천700만∼5천200만 대에서 20%나 줄인 3천800만∼4천200만 대로 전망한 바 있다.

궈밍치는 2019년 아이폰 판매량이 1억8천800만∼1억9천400만 대에 그쳐 2018년 판매량보다 5∼10%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CNN머니는 아이폰이 애플의 가장 요긴한 것(boon)에서 가장 큰 골치덩이(headache)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 매출의 60%를 점하는 아이폰이 중국 및 중화권 시장에서 대폭락 수준의 판매 저하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최근 애플의 유례없는 중국시장 실패에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기업인 화웨이 창업주 딸 멍완저우 부회장 체포 사태에 따른 미·중 간 감정악화도 한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CNN 등 미 언론은 애플이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애플 페이, 아이클라우드 등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하고 있지만 아이폰 매출 급락에 따른 충격파를 견뎌낼 정도는 아닌 것으로 진단했다.

CNBC는 쿡 CEO가 투자자 서한을 통해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미국 재계(corporate America)의 최신판 경고를 보낸 것과 다름없다고 논평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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