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들 "50년 삶의 터전이 한순간 잿더미 되다니" 망연자실

입력 2019-01-02 17:56
수정 2019-01-02 19:59
상인들 "50년 삶의 터전이 한순간 잿더미 되다니" 망연자실

화마 할퀸 원주 중앙시장…소방당국 "점포 40개 소실"

(원주=연합뉴스) 김영인 이재현 기자 = "길게는 50년간 지켜온 삶의 터전이 한순간의 화마에 잿더미가 됐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습니다."



새해 벽두인 2일 낮 발생한 강원 원주 중앙시장 화재로 점포를 잃은 상인들은 망연자실했다.

한 상인은 "상가 화재 피해자 대부분이 한평생을 시장터에서 살아온 영세상인"이라며 "길게는 50년을 지켜온 삶의 터전이고, 누군가에게는 부모 때부터 2대째 이어온 가업의 토대"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또 다른 상인은 "화마에 직접 피해를 본 점포 이외에 간접적 피해까지 고려하면 '나'동 상가 74개 점포 전체가 피해를 본 셈"이라며 "'나'동 상가는 주로 의류 매장이어서 그을음이나 연기 등으로 인한 피해가 막대하다"고 토로했다.

이날 화재로 '나'동 상가 내 1층 점포 50개 중 37개, 2층 점포 37개 중 3개 등 모두 40개 점포가 소실된 것으로 소방당국은 밝혔다.

또 연기를 들이마신 강모(85) 씨 등 2명이 소방대원 등에 의해 구조됐고, 또 다른 강모(63) 씨 등 2명은 자력으로 대피했다.

이날 낮 12시 20분께 원주시 중앙동 중앙시장 '나'동 1층에서 난 불은 1시간 50여분 만인 오후 2시 10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소방 공무원 141명과 소방 차량 22대를 투입해 총력 진화에 나섰다.

한때 도 전체와 타시도 소방 인력·장비까지 지원하는 '대응 2단계'로 격상되기도 했다.



원주 중앙시장 화재를 가까이서 지켜본 시민들도 발만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했다.

한 주민(64)은 "시장이 노후화돼 언젠가 큰불이 나도 날 것이라고 많이들 얘기하곤 했다"며 "콘크리트 건물로 지어지긴 했으나 통로가 2m도 안 될 정도로 좁고 노후한 점포들이 많아 불이 나면 연쇄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불이 난 원주 중앙시장은 '나'동 상가를 비롯해 '가·나·다·라' 4개 동 320여 개 점포가 입점해 있으며, 360여 명이 종사하고 있다.

특히 중앙시장 2층은 '미로 시장'으로 특화돼 지자체와 국가 지원을 받은 청년들이 점포를 내며 전통시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불로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목격자 등을 상대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피해액을 조사 중이다.

한편 원주시는 이날 화재와 관련, 원창묵 시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피해 복구와 시민 불편 해소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기로 했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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