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 올해도 글로벌 부동산 시장서 발 뺀다"
위안화 약세·해외투자 규제·금리인상 맞물려 후퇴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올해 글로벌 부동산에서 중국 투자자들이 대거 후퇴할 것으로 관측됐다.
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중국 자금의 흐름, 중국 정부의 규제, 세계 금융환경의 변화를 고려해 이같이 진단하고 있다.
부동산 조사업체인 리얼캐피털 애널리틱스의 자료를 보면 중국 대기업과 투자자들은 작년 3분기에 2억2천330만 달러(약 2천600억원) 규모의 유럽 호텔, 사무용 건물, 그 외 상업용 부동산을 팔았으나 사들인 건물은 5천810만 달러(약 650억원)에 불과했다.
이들 투자자는 미국에서 10억 달러(약 1조1천200억원) 규모의 건물을 팔면서 2억3천100만 달러(약 2천590억원) 규모의 건물을 구입했다.
이런 추세의 원인으로는 위안화 약세, 중국 정부의 부채감축 규제, 글로벌 금리상승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작년 중국 위안화 가치는 달러 대비 5.7% 떨어졌다.
위안화는 올해에도, 특히 미중 무역 전쟁의 긴장이 고조되면 계속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략 2014년부터 시작된 중국 투자자들의 부동산 구입, 개발 프로젝트 참여의 동력은 저리 대출이었다.
중국 당국은 이들 투자자의 재무 건전성이 전체 금융체계에 미칠 위험을 우려해 부채감축을 위한 개입에 착수했다.
부동산업체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의 중국경제권 대표인 제임스 세퍼드는 "지금 중국 투자자들은 어디에 있건 대다수가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차이나머니의 '엑소더스'가 정책금리 인상 때문에 미국과 유럽의 호황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을 받는다.
상업용 부동산은 구매자가 많은 빚을 안고 사들이는 경우가 많고 기관 투자자들은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에서 채권으로 옮겨가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극도로 예민하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위안화 약세 유지와 해외투자 규제 때문에 중국 자금의 부동산 탈출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리얼캐피털 애널리틱스의 톰 리히 선임국장은 "중국 투자자들의 부동산 매도는 시장 여건보다 중국 내 정치와 더 관계가 깊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구입을 위해 국경을 넘은 자본 가운데 중국과 홍콩 자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7년 17%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8년 10%로 떨어졌다.
보고서는 통해 "자본통제 때문에 중국과 홍콩 자산 운용사들의 투자 활동이 제약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 속에 작년에는 중국의 주요 기업들이 부동산에서 손을 떼는 사례가 종종 목격됐다.
중국 국유기업인 징코 트리 인베스트먼트가 포함된 컨소시엄은 영국 런던에 있는 주요 사무용 건물인 롭메이커팰리스 빌딩을 매각했다.
중국 대기업인 화링그룹은 영국 맨체스터에서 진행되는 주택 개발 프로젝트인 미들우드 록스의 지분을 매각했다.
중국 안방보험 그룹은 2년 전에 구입한 55억 달러 규모(약 6조1천500억원)의 호텔 포트폴리오를 파는 절차를 밟고 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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