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든 성배' 야구대표팀 감독, 누가 지휘봉 잡을까
국제대회 실적 남긴 재야인사로 김경문·조범현 압축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한국 야구의 새해 화두는 야구대표팀을 이끌 '구세주'를 선임하는 일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위임을 받아 프로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는 대표팀을 운영하는 KBO 사무국은 2018년 12월 30일 김시진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을 기술위원장으로 선임하고 본격적으로 새 전임감독 물색을 시작했다.
KBO 사무국은 김 위원장을 비롯해 7명의 기술위원 임명을 늦어도 이달 중순엔 끝낼 참이다. 그래야 이달 말까지 새 감독을 뽑을 수 있다.
야구대표팀의 첫 전임 사령탑인 선동열 전 감독이 지난해 11월 전격 사퇴한 이래 이 자리는 '독이 든 성배'가 되고 말았다.
당장 올해 11월에 열리는 프리미어 12에서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해야 하고 내년 도쿄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이 크기에 누구도 섣불리 야구대표팀 감독을 탐내지 않는다.
정운찬 총재를 비롯한 KBO 사무국과 KBO 기술위원회가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적임자를 삼고초려로 '모셔야' 한다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는다.
프로 현역 감독이 앞으로 20개월 동안 대표팀을 맡는 전임감독을 겸임할 수 없는 만큼 그간 국제대회에서 실적을 남긴 재야인사가 대표팀의 수장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김경문 전 NC 다이노스 감독과 조범현 전 kt wiz 감독이 유력한 새 대표팀 감독으로 꼽히는 이유다.
김경문 전 감독은 올림픽에선 마지막으로 치러진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에서 9전 전승의 금메달 신화를 이뤘다.
당시 두산 베어스 감독이던 김 전 감독은 소속팀과 대표팀 운영이라는 녹록지 않은 숙제를 모두 성공리에 치러냈다.
그는 현역 감독 모두가 꺼리던 대표팀 감독직을 떠맡아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07년 12월 아시아선수권대회부터 대표팀을 지휘했다.
이듬해 3월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본선 직행권을 따냈고, 본선에서 일본, 쿠바, 미국 등 강호를 연거푸 격파하고 금메달로 대표팀 여정을 화끈하게 마무리했다.
조범현 전 감독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을 금메달로 이끌었다.
2009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 2010년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이끈다는 결정에 따라 KIA 타이거즈에 우승을 선사한 조 전 감독이 아시안게임 수장을 맡았다.
당시 히어로즈 감독이던 김시진 위원장이 대표팀 코치로 조 전 감독과 손발을 맞춰 아시안게임 우승을 합작했다.
조 전 감독은 프로와 국제대회에서 모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사령탑이란 강점도 있다.
두 지도자를 빼면 사실상 대표팀을 맡길 중량감 있는 인사가 눈에 띄지 않는다. 파격적인 인사에게 대표팀을 맡기기엔 시간이 촉박해 KBO 기술위원회가 손에 쥔 선택지도 별로 없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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