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흑인여성' 뉴욕주 검찰수장 '트럼프 저격수' 예고
"트럼프는 불법 대통령" 전방위 수사 나설 듯…정치적 역풍 우려도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의 지난해 11·6 중간선거에서 뉴욕주 검찰총장에 당선된 레티샤 제임스(61)가 새해부터 임기에 들어갔다.
흑인 여성으로서 뉴욕주 검찰총장 자리에 오른 것은 그가 처음이다.
정치적 위상에선 뉴욕주지사나 뉴욕시장에 못 미칠 수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들이 잇따르는 상황과 맞물려 제임스 총장의 역할론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검 또는 연방 검찰과는 별도로, 뉴욕주 차원에서 뉴요커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을 집중적으로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도 뉴욕주 검찰은 '러시아 스캔들'을 파헤치는 로버트 뮬러 특검, 연방검찰 소속 맨해튼남부지검과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을 다각도로 압박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제임스 총장은 전임자들보다도 더욱 공격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아성'인 뉴욕은 기존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지만, 제임스 총장은 선거 캠페인 때부터 "백악관에 있는 그 남자 때문에 출마했다"며 파상공세를 예고했다.
제임스 총장은 아예 트럼프 대통령을 '불법 대통령'으로 규정하고 있다.
자금유용 혐의 속에 서둘러 해산을 결정한 자선재단 '도널드 J. 트럼프 재단'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의 부동산재산 형성과정까지 탈루 의혹을 낱낱이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제임스 총장은 "미국인을 기만하는 도널드 트럼프의 날들을 이제 끝내야 한다"고도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대통령의 사면권에서 벗어난다는 점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특검 수사와 관련해 사면권을 강행하더라도 뉴욕주 차원의 혐의들은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뉴욕주 검찰의 활동이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흐르게 되면 자칫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제임스 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모든 뉴욕 주민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이익을 증진하는 역할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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