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공공건설 뇌물수주 스캔들' 특별수사팀 해체…시민 반발
검찰총장 수사팀 전격 해산…대통령 "부패 척결 노력 저해" 비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페루 검찰이 브라질 대형 건설사의 부패 스캔들 수사팀을 해산하면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1일(현지시간) 엘 코메르시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페드로 차바리 검찰총장은 전날 브라질 건설사 오데브레시의 뇌물 사건을 전방위적으로 수사해온 특별 수사팀을 전격 해산했다.
차바리 총장은 특별 수사팀 해산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수사팀을 이끄는 검사의 임명을 무효로 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만 설명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일절 받지 않았다.
수사팀 해산 조치는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소식을 접한 시민 수천 명은 수도 리마는 물론 전국 주요 도시 3곳에서 수사팀 해산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페루 국기를 흔들면서 "차바리 총장은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마르틴 비스카라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해산 조치가 부패를 척결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저해한다"고 비판하고 "부패와 면책을 없애기 위한 정면 대결은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검찰 일각에서도 부패를 막기 위한 싸움에 치명타를 입히는 조치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수사팀 해산은 오데브레시가 조만간 전 페루 고위 관리들이 부패 스캔들에 연루됐다는 핵심 증거를 공개하기 전에 단행됐다.
앞서 오데브레시 경영진은 정부 발주 공사를 수주하려고 페루에서만 2천900만 달러(약 324억원)의 뇌물을 제공하는 등 중남미 각국에서 거액의 뇌물을 뿌렸다는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페루 검찰 특별 수사팀은 오데브레시 경영진의 증언을 토대로 2001년부터 2018년 사이에 재임했던 역대 대통령들을 상대로 부패와 돈세탁 수사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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