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폴리텍大 건립 무산…건축비 148억원 부담 못해 '좌초'

입력 2019-01-02 09:55
보은 폴리텍大 건립 무산…건축비 148억원 부담 못해 '좌초'

농산업 위주 학과 편성도 부담…보은군, 대학 측에 포기 의사 전달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보은산업단지에 들어설 예정이던 한국폴리텍대학 보은 캠퍼스 건립이 무산됐다.



보은군은 이 캠퍼스 건립을 포기하는 대신 예정 부지에 농산물 유통·판매시설과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을 둔 스마트팜(smart farm) 조성을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보은 캠퍼스 건립은 2015년부터 추진됐다. 당시 고용노동부와 한국폴리텍대학은 보은을 포함해 경북 영천, 경기 파주, 경남 밀양, 충남 서천 5곳에 새 캠퍼스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군은 보은산업단지 7만7천950㎡를 '학교 부지'로 바꾸는 등 사업 준비에 착수했다.

그러나 순항하는 듯하던 사업은 정부가 이 대학 신설 캠퍼스 건축비 30%를 관할 자치단체에 부담시키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캠퍼스 난립을 막는다는 취지였는데, 재정 형편이 녹록지 않은 보은군 입장에서는 148억원의 재원 조달이 발등의 불이 됐다.

군은 내심 충북도 지원을 기대했지만, 여의치 않자 고심 끝에 캠퍼스 조성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은 캠퍼스가 농산업 관련 학과 위주로 편성되는 것도 마음을 접게 만든 이유 중 하나다.



군은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농업 비중이 낮아진 상황에서 농산업 분야 학과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고심하던 군은 지난해 대학 측에 보은 캠퍼스 건립을 중단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군 관계자는 "군수와 담당 부서 직원들이 대학을 찾아가 상황을 점검한 뒤 유치계획을 접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대학 측에 이를 통보했고, 학교 부지를 다른 용도로 바꾸는 용역에 착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대학 측도 보은 캠퍼스 조성사업이 중단됐다고 인정했다.

폴리텍대학 관계자는 "이 캠퍼스 조성을 위해 확보해둔 설계비와 감리비의 불용처리 절차를 밟고 있다"며 "보은 캠퍼스는 중단됐지만, 나머지 4곳은 정상 추진된다"고 말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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