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랄 아파트 붕괴 현장서 11개월 남자아이 기적적 구조(종합2보)

입력 2019-01-01 23:48
수정 2019-01-02 12:34
러 우랄 아파트 붕괴 현장서 11개월 남자아이 기적적 구조(종합2보)

"이불 쌓여 침대에 눕혀져 있어 생존…뇌진탕·동상 등으로 중태"

"사망자 8명, 30여명 매몰…추가 붕괴 위험에 구조 작업 한때 중단"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 도시 마그니토고르스크 아파트 붕괴사고 이틀째인 1일(현지시간)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11개월 남자아이가 기적적으로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마그니토고르스크시가 속한 첼랴빈스크주(州) 주지사 보리스 두브롭스키는 이날 "구조대가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잔해 속에서 11개월 아이를 구해냈다"면서 "아이가 이불에 쌓인 채 침대에 눕혀져 있어 생존했다"고 밝혔다.



약 35시간 만에 구조된 아이는 현재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주지사는 덧붙였다.

붕괴사고에서 생존했던 아이의 어머니는 병원으로 가 아이의 신원을 확인했다. 아이의 이름은 '바냐'로 알려졌다.

러시아 아파트 붕괴...잔해 속 11개월 아이 구조/ 연합뉴스 (Yonhapnews)



아이 구조는 기적적으로 이루어졌다.

한 구조대원이 아이 울음소리를 들은 뒤 탐지 전문가들이 위치를 파악했고, 수십명의 구조대원들이 어렵사리 잔해를 제거하고 아이를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현지 보건당국은 첼랴빈스크주 수석 소아과 의사에게 아이 치료를 맡겼다.

하지만 아이는 뇌진탕, 정강이뼈 다중 골절, 심각한 손발 동상 등으로 중태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당국은 아이를 항공기를 이용해 모스크바 소아과 병원으로 후송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11개월 아이 구조로 건물 잔해에서 구조된 주민은 6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모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오후 현재까지 사망자는 8명으로 확인됐다.

재난당국인 비상사태부는 건물 잔해에서 7명의 시신을 수습했으며 1명의 시신은 확인됐으나 아직 수습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35명은 여전히 붕괴 건물 잔해에 매몰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규모 인명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상사태부는 이날 오후 부서진 아파트 상층부 구조물의 추가 붕괴 위험으로 수색·구조 작업을 잠정 중단했었으나 구조물 제거가 끝나는 저녁부터 작업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수색·구조 작업에는 1천500여명의 인력과 300여대의 장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섭씨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과 건물 추가 붕괴 위험으로 작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재난 당국은 밝혔다.

현지 기상 당국은 1일 저녁부터 기온이 영하 27도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우랄산맥 인근 첼랴빈스크주(州) 도시 마그니토고르스크의 한 아파트에서 지난달 31일 오전 6시께 10층 아파트 건물 일부가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모두 12개 출입구로 이루어진 전체 아파트 건물 가운데 일곱 번째 출입구에 딸린 주택들이 위에서 아래로 통째 무너져 내렸다.

현재 당국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나 아파트로 공급되는 도시가스 폭발 때문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테러 혐의는 드러나지 않았다.

수사당국은 부주의에 의한 다중 살해 혐의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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