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김정은 신년 메시지 '촉각'…"核협상·북미관계 가늠자"
AP통신 "경제개혁 진정성 보일 지 주목…2차 북미정상회담 목표 설정할 기회"
38노스 "신년사 메시지에 북미관계 향방 달려…신년사 톤이 워싱턴 전략 좌우"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주요 외신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월1일로 예정된 신년사를 통해 내놓을 '메시지'에 예민하게 촉각을 곤두세우며 다양한 관측과 분석을 내놨다.
특히 미국과 한국을 향해 어떤 '톤'을 보이느냐가 새해 초로 예상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 위원장의 답방을 아우르는 한반도 정세 전반의 풍향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AP통신은 31일 "1일 방영되는 신년사는 북한 지도부가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외부세계와의 관계를 어떤 톤으로 가져갈 지를 측정하는 최고의 가늠자가 돼왔다"며 "북미간 비핵화 협상과 2차 북미 정상회담, 남북관계, 제재 탈피에 대해 김 위원장이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단서를 찾는게 분석의 초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P통신은 "김 위원장의 최대 관심은 경제"라며 "김 위원장이 개혁에 대한 진정성을 갖고 있다면 신년사에서 중요한 힌트를 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곧 열릴 것이라고 말해왔다"며 "김 위원장으로서는 신년사를 통해 2차 정상회담 개최의 목표를 설정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참모그룹으로부터 분리하는 황금 같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남북관계와 관련, AP통신은 "일부 분석가들은 김 위원장이 미국을 신의없는 행위자로 묘사하고 한국에 대해서는 남북협력 강화를 촉구하면서 한미동맹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 말할지에 많은 것이 달렸다"며 "그의 말이 평화 기조가 지속될 지, 또는 반대로 북미 관계가 악화할지를 결정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물론 연설이 유일한 요소는 아니다"라며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2019년 남북관계에 대한 기대를 표현한 점을 짚었다.
38노스는 이어 "이에 못지않게 중대한 것은 그가 간절히 기다려온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이라며 "김 위원장 신년사의 어조와 내용이 이 회담과 관련한 워싱턴의 입장과 전략을 결정하는 데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38노스는 특히 신년사에 담길 외교 정책과 관련해 "(문 대통령에게 화해의 손짓을 보낸 작년과 달리) 올해 김 위원장은 워싱턴과 서울 모두를 다뤄야 할 것"이라며 "문제가 있는 워싱턴 쪽에 더 초점을 맞추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최근 북한이 발표한 성명들에서 신년사에 담길 내용과 논조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고 지적한 뒤 구체적으로 "비핵화에 대한 상이한 관념과 제재, 인권, 그리고 더 많은 것들에 이르기까지 평양은 워싱턴과 많은 문제를 다퉈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문제는 이 중 어떤 이슈를 김 위원장이 직접 선택해 받아들이고 위기에서 벗어나느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김 위원장의 새해 신년사와 관련해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중을 가늠할 단서들이 담겼는지 면밀히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가 북한 위기를 최종적으로 끝낼 5가지 방법'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 김정은처럼 생각하라 ▲ 전략을 수정하라 ▲ 협상하라 ▲ 약속을 지키라 ▲ 서울의 평화중재를 기꺼이 받아들여라 등을 제안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30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호소할 것 같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올해는) 김 위원장이 관대함을 선택할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워싱턴이 북한 정권에 대한 국제 제재를 해제하기를 거부하고 있는 것을 질책하고, 인권 학대에 대한 비난을 반박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싱가포르의 북미 정상회담 후 교착 상태에 빠진 논의를 재개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낼 수도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정제된 언어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또 한 차례의 대면 접촉을 하자는 제안을 할 것 같은 감(feeling)이 든다"고 밝혔다.
텔레그래프는 라종일 전 주일·주영대사를 인용해 "트럼프 문제와 관련해선 김 위원장이 얼마나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는지 말하고, 그들의 회담이 다른 누구도 이전에 이룩하지 못한 뭔가를 성취할 수 있다고 강조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런 제안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호소력을 지닐 것이며,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즉석에서 제재나 안보 이슈에 대해 양보안을 내놓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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