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마하티르 "난 임시 총리"…'취임 2년후 하야' 약속 확인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맛(93) 총리가 취임 후 2년 이내에 권좌에서 물러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31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하티르 총리는 전날 종료된 말레이시아원주민연합당(PPBM) 연례총회에서 "나는 임시 총리"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폐회사에서 "이 늙은 총리가 더 오랫동안 재직하길 원하는 목소리가 있는 걸 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는 (다른 정당과) 연합했기에 선거에 이길 수 있었고, 연합의 조건 중 하나는 과거 그들의 적이었던 내가 임시적 조치로만 총리직에 오른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투쟁을 하더라도 서로 타협할 필요가 있다. 완강하게 자기 주장만 내세운다면 결국 스스로를 파괴하고 원하는 것도 얻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동 일부 국가의 경우 타협할 줄 모르는 태도 때문에 끊임없는 전쟁에 휘말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러한 발언은 그가 하야하지 않고 5년 임기를 모두 채워야 한다는 당내 일각의 주장에 선을 그은 것이다.
올해 5월 총선에서 승리해 61년만의 첫 정권교체를 이뤄낸 마하티르 총리는 2년간 총리직을 수행한 뒤 안와르 이브라힘(71) 인민정의당(PKR) 총재에게 권좌를 넘길 예정이다.
안와르는 한때 마하티르 총리의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됐지만,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대책을 놓고 갈등을 빚다 실각한 뒤 동성애자로 몰려 오랫동안 고초를 겪은 인물이다.
두 사람은 천문학적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는 나집 라작 전임 총리와 전 집권여당연합 국민전선(BN)을 몰아내기 위해 작년 7월 극적으로 화해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