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히 쉬기를"…故 전태관 슬픔의 발인식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한국인이 사랑한 드러머 전태관의 발인식이 31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이날 오전 8시 17분 유족과 동료 음악인, 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독교 예식으로 영결식이 진행됐다. 추모객들은 조용히 눈물을 눌러내며 차분한 분위기에서 찬송가를 불렀다.
이어 8시 50분 고인이 잠든 관이 영결식장 밖을 빠져나왔다. 매섭게 추운 날씨에 고인이 따뜻하게 웃고 있는 영정 사진은 딸인 하늘 씨가 들었으며, 음악 인생을 온전히 함께한 봄여름가을겨울의 동료 김종진과 가수 나얼 등이 운구했다.
'한국인이 사랑한 드러머' 故전태관 발인…영면에 들다 / 연합뉴스 (Yonhapnews)
고인의 마지막 길은 외롭지 않았다. 운구차가 장례식장을 빠져나가기까지 7분 남짓한 시간 동안 유족과 지인들은 잔잔하게 송가를 부르며 애도했다. 빛과소금의 장기호, 배우 정준 등도 슬픔을 나눴다.
오전 8시 57분 운구차가 장례식장을 떠나자 추모객들은 장지인 용인 추모의숲으로 함께 이동했다. 장지에는 8개월 전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이 잠들어 있다.
이날 영결식에는 국내 언론 수십여 곳이 자리를 함께해 전태관이 세대를 아울러 사랑받은 음악인이었음을 실감케 했다. 빈소가 차려진 28일부터는 김현철, 김광진, 박진영, 정지찬, DJ.DOC의 김창열, 신철, 조정치-정인 부부 등 숱한 음악인이 찾았다.
1962년생인 고인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1986년 김현식의 백밴드인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로 음악을 시작했다. 1987년 '조용필과 위대한탄생'에서 객원 세션(퍼커션)으로 활동하다가 1988년 봄여름가을겨울로 1집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로 데뷔, 한국 밴드사에 한 획을 그었다.
암은 그를 오래도록 힘겹게 했다. 2012년 신장암으로 한쪽 신장을 떼어냈으며, 이후 암세포가 어깨뼈와 뇌, 두피, 척추, 골반까지 전이돼 활동을 중단했다.
고인은 지난 27일 밤 11시50분 서울 양천구 신월동 한 병원에서 딸과 김종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방송가는 잇따라 추모 방송을 편성한다. tvN '인생술집'은 다음 달 3일 김종진이 출연해 전태관과 함께 걸은 인생을 이야기한다. KBS 2TV '불후의 명곡' 측은 다음 달 12일 '봄여름가을겨울 편'을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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