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에도 영하권, 한강에는 얼음…도심·고속도로 '한산'
"애들 방학이지만 추워서 엄두가"…한파 속 나들이 감행도
고속도로 통행량 적어…일부구간 정체도 오후 9∼10시 해소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계속되는 한파에 한낮 기온도 영하권에 머문 30일 서울 도심은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어린이집·유치원 등의 겨울방학을 맞아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추위를 무릅쓰고 나들이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서울은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1도에 이르렀다. 강원도 철원 일부 지역은 최저 기온이 영하 19도까지 떨어졌다.
추위는 한낮에도 이어졌다.
오후 3시 기준으로 서울 기온은 영하 1도에 머물렀고 인천 -3.9도, 수원 -1.2도, 대전 -0.6도, 청주 -1.7도, 전주 -1.5도 등을 기록했다.
며칠째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상류 쪽을 중심으로 한강에도 얼음이 얼기 시작했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 광진교 부근과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인근 등 곳곳이 얼어붙었다.
다행히도 이날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좋음∼보통 수준을 나타냈다.
서울 광화문 광장은 일부 외국인 관광객을 제외하면 대체로 인적이 드물었다. 광장을 거니는 사람들은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패딩과 목도리 등으로 완전무장한 경우가 많았다.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진모(29)씨는 "일 때문에 잠깐 회사 근처로 나왔는데 요새 며칠째 연속으로 춥다 보니 추위에는 이골이 난 것 같다. 간단히 식사하던 식당에서도 외풍이 불어 추웠는데 옷을 두껍게 입는 게 습관이 돼서 그런지 괜찮았다"며 "그나마 미세먼지가 없어 숨 쉬는 건 편하다"고 말했다.
특별히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았다.
트위터에는 "VOD 서비스에 가입했다가 미드 작품에 빠져버렸다. 이불 밖으로는 나가기가 싫다"라거나 "이런 날씨에 밖으로 나가는 것은 위험하니 얼른 실내로 대피해야 한다"는 등 주말을 주로 집에서 보냈다는 트윗이 다수 올라왔다.
경기도 파주에 사는 홍 모(36) 씨는 "이 동네는 오늘 영하 17도까지 떨어졌다"며 "4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외출해 봐야 백화점, 키즈카페밖에 갈 곳이 없는데 요새 독감이 유행한다 해서 옮을까 걱정에 사람 모이는 곳은 차라리 안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해 아예 집 밖을 나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 3명을 키우는 이모(39)씨는 "방학한 아이들이 나가자고 아우성이어서 아예 2박3일 일정으로 해돋이를 보러 통영에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라며 "아이들, 부인, 어머니와 첫 해돋이 여행이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전국 고속도로는 평소 주말보다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은 대체로 원활한 흐름이다. 서울 방향에서는 양재∼서초나들목의 2.7㎞ 구간 정도에서 차량 속도가 시속 40㎞ 밑으로 떨어졌다
부산방향은 경부선입구(한남)∼서초나들목의 4.4㎞ 구간, 금토분기점∼대왕판교나들목 구간에서 차량이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영동고속도로는 인천 방향 여주휴게소∼이천나들목에서 차량 속도가 시속 40㎞ 미만으로 떨어졌다.
도로공사는 이날 전국 고속도로 교통량이 321만대로 평소 일요일 교통량 수준인 400만대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도로공사는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나가는 차량은 33만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오는 차량은 36만대로 비교적 원활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서울방향 교통 혼잡은 오후 4∼5시에 절정에 이르렀다가 오후 9∼10시께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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