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장애인 비하' 설화 증폭…야당 "대표 사퇴하라"

입력 2018-12-30 12:35
수정 2018-12-30 13:14
이해찬 '장애인 비하' 설화 증폭…야당 "대표 사퇴하라"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이슬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장애인 비하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설화를 자초하며 궁지에 몰리고 있다.

야권은 이 대표의 계속된 부적절한 발언이 여당 대표가 지녀야 할 자질을 의심케 한다며 사퇴 촉구까지 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서 장애인 비하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한 발언으로 거센 비판에 휘말렸다.

이 대표는 당일 축사에서 "신체장애인보다 더 한심한 사람들은…"이라고 말했다가 즉석에서 정정하는가 하면 "정치권에는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이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대표는 논란이 확산하자 "장애인 여러분을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내용의 공식 사과문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야권은 일제히 한목소리로 강력한 비판을 지속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 4당은 휴일인 30일에도 잇따라 논평을 내 민주당에 재발방지책을 요구했고, 보수 야당은 이 대표의 사퇴까지 거론했다.

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람이 먼저라던 정부 집권여당 대표가 '사람에 대한 볼품없는 인식수준'을 보여줬다"며 "이 대표는 깨끗하게 책임지는 모습으로 당 대표직에서 즉시 내려오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반복되는 실수는 실수가 아닌 만큼 이 대표의 삐뚤어진 인식과 성품의 민낯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며 "정치권의 수치의 표상인 이 대표는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문정선 대변인은 "이 대표는 정치적 반대자를 공격하고자 장애인을 비하했다"면서 "이번 일은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라는 변명이나 적당한 사과로 무마할 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이 대표의 실언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며 "민주당 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발언이나 태도가 논란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19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혜경궁 김씨' 논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그만들 해. 이제"라고 했다가 그래도 질문이 이어지자 "그만 하라니까"라며 취재진 마이크를 손으로 밀친 바 있다.

이달 초 '한국 남성이 결혼 상대로 베트남 여성을 선호한다'는 요지의 발언도 문제가 됐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찡 딩 중 베트남 경제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 여성들과 결혼을 많이 하는데, 다른 나라보다 베트남 여성들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해당 발언은 한국과 베트남의 국제결혼을 베트남 경제부총리가 먼저 언급한 데 따른 반응이었다고 해명했으나, 야당은 일제히 비판했다.

"집권여당 대표라는 분의 시대착오적인 저질 발언"(바른미래당), "다문화 가정 모두에 대한 모욕"(민주평화당), "지금과 같은 행보를 계속한다면 고집 세고 오만한 정치인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정의당) 같은 맹공이 이어졌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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