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쿠르드에 지원한 무기 그대로 넘겨주는 방안 검토"
쿠르드 민병대, 시리아내 IS 격퇴 지상전 주도…터키 반발 예상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시리아 철군을 준비 중인 미군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싸우는 쿠르드 민병대에 지원한 무기를 그대로 남겨두고 철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28일(현지시간) 복수의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미 국방부가 쿠르드 민병대에 지원한 무기를 그대로 넘겨주고 철군하는 방안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고할 예정이라면서 그렇게 될 경우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인 터키의 분노를 살 수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 같은 방안은 현재 미 국방부 내에서 논의되고 있으나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 관리는 미국이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에 IS 격퇴전이 마무리될 때까지 무기 지원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아직 전투는 끝나지 않았다. 무작정 무기를 돌려달라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YPG는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을 도와 시리아 내 IS 격퇴전에 앞장서 왔지만, 터키는 이 세력을 자국 내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 분파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척결을 공언해 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YPG를 상대로 군사작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위협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발표 후 터키는 쿠르드 근거지인 시리아 북부 및 북동부 지역 공격을 위해 국경과 시리아 내 전력을 대대적으로 보강하며 군사작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으로선 IS 격퇴 지상전의 핵심 동맹 세력이었던 쿠르드를 터키의 위협에 그대로 방치하고 떠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과 관련 시리아 북동부 지역 IS 근절에 앞장서온 쿠르드 민병대 YPG에 대한 배반 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17년 5월 IS의 상징적 수도인 시리아 중북부 도시 락까 탈환전을 벌일 때부터 YPG에 대전차미사일, 장갑차량, 박격포 등의 무기와 군사 장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는 터키에 대해서는 IS 격퇴전이 종료되면 지원한 무기를 회수하겠다고 얘기해 왔다.
터키는 테러조직으로 보는 쿠르드 민병대에 남겨진 무기가 자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미군의 무기 회수를 바라고 있다.
따라서 쿠르드 민병대에 지원 무기를 넘겨주자는 미 국방부의 조언이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받아들여 지면 터키로 하여금 시리아 내 IS 격퇴전을 마무리하도록 하려는 트럼프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9일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를 통해 시리아 파견 미군 철수를 공식 선언했다.
현재 약 2천명의 미군이 터키 국경 근처의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주둔하면서 IS와 싸우는 YPG 주축의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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