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억할 MLB 10대 화제…오타니·오프너·보스턴과 볼티모어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투타 겸업 열풍과 유행처럼 번진 '오프너' 등이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달군 10대 화제에 선정됐다.
미국 온라인 매체인 '디 애슬레틱'은 올해 기억할 10대 화제를 29일(한국시간) 추렸다.
오타니는 등장부터 화려했다.
3월 30일 지명 타자로 데뷔전을 치러 5타수 1안타를 친 오타니는 이틀 후엔 마운드에 올라 6이닝 동안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로 데뷔 승리를 따내며 MLB에 투타 겸업의 추억을 소환했다.
빅리그에서 투타를 완벽하게 소화한 이는 '홈런의 황제' 베이브 루스다. 오타니의 출현은 루스의 귀환을 떠올리게 했다.
오타니는 팔꿈치 통증으로 6월 이후엔 마운드에 서지 못했고, 10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하고 시즌을 마쳤다.
그는 선발 투수로 10경기에 등판해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을 올렸다. 타자로는 104경기에서 타율 0.285, 홈런 22개, 타점 61개를 수확했다.
오타니는 21세기에도 빅리그에서 투타를 겸업할 수 있다는 사례를 입증해 큰 센세이션을 불렀다.
탬파베이 레이스가 창조해 크게 히트한 '오프너'도 빼놓을 수 없다.
선발 투수가 모자랐던 탬파베이는 올해 4인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하고 하루는 불펜 투수들이 이어 던지는 '불펜 데이' 전략을 펴겠다고 시즌 전 선언했다.
그러다가 오프너라는 새로운 작전을 도입했다.
경기 초반 상대 팀에 점수를 주지 않으려는 목적에서 출발한 오프너는 선발 투수를 마치 구원 투수처럼 기용한다. 1∼2이닝만 짧게 맡긴 뒤 이후엔 타자와의 상대 기록에 따라 투수를 바꿔 마운드를 운용하는 전략이다.
평생을 구원 투수로 살아온 세르지오 로모가 5월 20∼21일 연속 선발 등판해 2⅓이닝을 무실점으로 역투하면서 탬파베이 오프너가 화려하게 출범했다.
올 시즌 25세이브를 올린 로모는 5번이나 선발로 등판해 임무를 성공리에 수행했다.
오프너의 대성공으로 탬파베이가 정규리그에서 90승을 올리자 너도나도 앞다퉈 오프너를 사용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미네소타 트윈스, 텍사스 레인저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밀워키 브루어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등이 정규리그에서 한 번 이상 오프너를 택했고, 밀워키는 포스트시즌에서도 강한 불펜을 활용해 오프너 전략으로 맞섰다.
탬파베이는 정규리그 경기의 ⅓을 오프너로 치렀다. 내년에 오프너를 좀 더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는 구단이 늘고 있다.
올해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10승(9패)을 올리는 데 그쳤으나 압도적인 투구로 사이영상을 거머쥔 제이컵 디그롬(뉴욕 메츠), 장차 빅리그 간판타자로 성장할 신예 로날드 아쿠냐와 후안 소토의 동반 등장, 명예의 전당 입성이 유력한 아드리안 벨트레·조 마워의 은퇴 등도 화젯거리를 장식했다.
정규리그 108승에 이어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군 보스턴 레드삭스의 역사적인 시즌과 정규리그 115패의 '흑역사'를 남긴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대조적인 레이스는 명암의 대비를 더욱 선명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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