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셧다운 여파로 과학 연구·조사 활동도 타격
"과학자들 일시 해고…연구중단에 회의·자금지원 축소 우려"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의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정치권 갈등으로 불거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지속하면서 전 세계에 걸친 과학 분야 연구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전했다.
WP에 따르면 "1주일간의 셧다운은 전 세계 연구실과 현장에서 과학 발전을 멈추게 했다"며 1주일째 이어진 사태로 월급 없이 집에 머물러야 하는 수십만명의 연방정부 직원과 연구 계약자 중에는 수천 명의 과학자가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연구 활동이 축소된 기관은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 농무부, 국립과학재단(NSF), 지질조사국(USGS) 등이다. 일시 해고된 정부 소속 과학자들은 실험 확인과 관찰, 자료 수집, 실험 수행과 결과 공유 등의 활동이 금지됐다.
WP는 "예산안 교착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중요한 연구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고 지적했다.
미국과학진흥협회의 러시 홀트 회장은 성명에서 "셧다운은 연구 프로젝트를 중단 또는 지연시킬 수 있고 새로운 연구를 불확실성으로 이끌 수 있다"며 "연구자가 정부 기관 데이터와 인프라에 접근하는 것도 줄인다"고 비판했다.
버지니아주 NSF 본부는 이번 사태로 문을 닫았고 직원 약 1천400명이 일시 해고됐다. 연구자금 지원 기관인 NSF 폐쇄가 장기간 이어지면 연구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농무부 산하 국립식량농업연구소는 직원 399명 가운데 4명만 출근해 운영되며 농업연구소도 인력이 82%가량 감소했다.
스미소니언박물관과 국립 동물원은 이번 주의 경우 전년도 기금의 지원을 받아 문을 열었지만, 셧다운이 지속하면 내년 1월 2일에는 문을 닫는다.
국립기상청(NWS)은 내년 1월 6일 수백 명의 기상과학자가 참석하는 연례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셧다운이 지속하면 연방정부와 산하기관 소속 과학자 상당수가 참석하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기상협회 관계자는 "회의에서 이뤄지는 논의는 새로운 서비스를 촉진해 사회 전체에 큰 혜택을 준다"며 "셧다운이 향후 발전에 미치는 영향은 계산할 수 없지만 우리는 이것이 중대하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셧다운이 내년 1월 둘째 주까지 이어지면 '천문학의 슈퍼볼'로 불리는 미 천문학회의 겨울 회의도 축소될 수 있다고 WP는 전했다. 참가자 3천100명 중 약 3분의 1이 불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중요 이벤트 2건이 연말연시에 예정된 가운데 나사TV와 트위터를 관리하는 직원들이 무급 근무 대상이어서 홍보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나사는 "두 임무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무인 탐사선 뉴허라이즌스는 내년 1월 1일 천체 '울티마 툴레'에 접근해 태양계 가장 밖에서 비행할 예정이며 이에 앞서 이달 31일에는 오시리스-렉스가 소행성 '베누' 부근 궤도에서 탐사 활동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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