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좌파 정당들 보우소나루 취임식 보이콧…정국 갈등 예고
"국민 의사 존중하지만, 보우소나루 정부에는 반대 "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좌파 정당들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보이콧하기로 했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노동자당(PT)과 사회주의자유당(PSOL)은 지난 대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의사를 존중하지만, 보우소나루 정부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속한 노동자당은 이날 오전에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 명의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당 소속 연방상원의원 등이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자당은 "대선 결과는 합법적이었으나 과정은 불공정하고 편파적이었다"면서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막고 페르난두 아다지 후보를 비난하는 주장을 퍼뜨리기 위해 소셜미디어(SNS)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노동자당은 이어 "취임식 불참은 증오와 불관용, 차별을 확산하는 발언과 행위에 대한 항의이자 저항"이라면서 "이런 일들이 정쟁의 도구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회주의자유당의 줄리아누 메데이루스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취임식에서 사회주의자유당을 위한 자리는 비어있을 것"이라고 말해 불참 의사를 알렸다.
사회주의자유당은 노동운동가인 길례르미 보울루스를 대선 후보로 내세웠으며 대선 결선투표에서 아다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노동자당과 사회주의자유당이 취임식 불참을 선언하면서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후 정국은 상당한 갈등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대선과 함께 시행된 연방의회 선거에서 노동자당은 연방하원의원 56명과 연방상원의원 4명을 당선시켰다. 연방하원에서 노동자당은 제1당이다.
사회주의자유당은 연방하원에서 의석수를 6명에서 10명으로 늘렸다.
한편, 룰라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새해 1월 1일 보우소나루 당선인 취임식에 맞춰 룰라가 수감된 남부 쿠리치바 시내 연방경찰 앞에서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노동자당 지도부와 연방의원들이 시위에 참여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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