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테메르 대통령 '한 자릿수 지지율'로 임기 마무리
국정수행 긍정 평가 7%에 그쳐…부정 평가 62%, 보통 29%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한 자릿수 지지율로 임기를 마무리하게 됐다.
28일(현지시간)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Datafolha)에 따르면 테메르 대통령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7%, 보통 29%, 부정적 62%로 나왔다. 무응답은 2%였다.
지난 6월 조사 때 82%에 달했던 부정적 평가는 62%로 20%포인트 내려갔으나 긍정적 평가는 별로 개선되지 못했다.
테메르 대통령 정부에 대한 여론의 평가는 군사독재정권(1964∼1985년)이 끝나고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후 과도기의 혼란을 거치던 시절인 1989년 이후 최악이다.
브라질 헌정사상 탄핵으로 물러난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전 대통령 정부(1990년 3월∼1992년 12월)와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정부(2011년 1월∼2016년 5월)에 대한 평가보다 낮다.
콜로르 정부와 호세프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적 평가 최고치는 68%와 63%였다.
호세프 정부와 비교한 테메르 정부에 대한 평가에서는 '더 낫다' 20%, '별 차이 없다' 34%, '더 못하다' 44%로 나왔다. 테메르 정부가 호세프 정부보다 더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의미다.
테메르는 부통령으로 재임 중이던 지난 2016년 좌파 노동자당(PT)의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고 같은 해 5월 12일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8월에 연방상원이 호세프 탄핵을 확정하고 나서 대통령에 공식 취임해 우파 정부를 출범시켰다.
한편, 테메르 대통령은 퇴임 후 자신을 둘러싸고 제기된 9건의 부패 의혹과 관련해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3건은 연방검찰에 의해 기소된 상태다.
연방검찰은 지난해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테메르 대통령을 부패혐의로 기소했으나 연방하원이 전체회의 표결을 통해 기소 안건을 부결시키면서 테메르 대통령은 재판을 피했다.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이뤄지려면 연방하원 재적 의원의 3분의 2인 342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지만, 당시엔 이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퇴임과 동시에 상파울루에 거주하며 집필과 변호사 활동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과 함께 대통령으로서 누리던 특권이 사라지는 테메르는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는 데 변호사 활동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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