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경제전망] "투자심리 개선 시급…주력산업 위기 대응해야"

입력 2018-12-30 06:01
[2019 경제전망] "투자심리 개선 시급…주력산업 위기 대응해야"

경제연구기관장 설문…저출산 고령화 대응, 규제 개혁 노력 주문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국내 주요 경제연구기관장 중 상당수는 기업 투자심리 개선과 경기부양을 시급한 정책 과제로 꼽았다.

한국 경제의 구조적 위험요인으로 주력 제조업의 위기와 저출산 고령화를 지목하고 효과적인 규제 개혁을 위한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요 경제연구기관장은 30일 연합뉴스 설문조사 답변서를 통해 시급한 정책 과제와 구조적 위험요인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장지상 산업연구원 원장,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김도훈 국가미래연구원 원장 직무대행 등이 참여했다.

장지상·권태신·이동근 원장 등 다수 연구기관장은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시급한 정책 과제로 기업 투자심리 개선을 꼽았다.

권태신 원장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근본적이고 시급한 해결책"이라고 지적했고, 이동근 원장도 '투자 활력 제고와 경제체질 개선'에 방점을 찍었다.



투자 촉진을 통한 경제 활력 제고는 정부가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무게 중심을 둔 정책 과제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내세운 '사람 중심 경제'의 틀을 유지하면서 내년에는 투자·혁신에 더 역점을 두겠다고 했다.

최정표 원장은 문화예술·관광·레저·보육 등 서비스 산업의 획기적인 선진화를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 내수를 키우고 고용을 늘려 전통산업에서 흘러드는 실업자를 흡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빨라진 최저임금의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김도훈), 혁신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경제 안정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손상호)도 나왔다.

규제 개혁 과제로는 신산업의 출현을 방해하는 불필요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장지상 원장은 규제 혁신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규제 거버넌스'를 정립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를 풀기 위해 정부 차원을 넘어선 사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 경제의 구조적 위험요인으로는 장지상·권태신·이동근·최정표 원장 등 대다수가 자동차·조선 등 주력산업의 위기를 꼽았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6%나 급감한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정부는 최근 자동차·조선 등 주력산업을 4개 산업군으로 묶어 지원하는 내용의 '제조업 활력 회복 및 혁신 전략'을 발표하고 산업경쟁력 제고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이동근 원장은 "한국 경제를 이끌어왔던 주력산업의 성장세와 투자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어 신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혁신 생태계 조성을 주문했다.

장지상·최정표 원장은 주력산업 위기의 배후로 중국 등 후발국의 빠른 추격을 지목하기도 했다.



손상호·이재영 원장은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 구조적 요인을 위험요인으로 들었다.

올해 3분기 출생아 수는 8만명대에 턱걸이해 3분기 기준 역대 최소로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은 0.95명으로 추락했다.

손상호 원장은 저출산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잠재성장률이 저하되고 있다며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재영 원장은 "여성과 고령자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를 위해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직업군에 대한 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훈 원장은 우리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산업생태계의 폐쇄성을 지목했다. 대기업들이 스타트업과 협력에 소극적인 탓에 신산업 성장이 더딘 측면이 있는 만큼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최정표 원장은 과도한 재벌 중심의 경제를 구조적 위험요인으로 지목하고 재벌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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