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달려온 대전시 '4차 산업 특별시' 꿈꾼다

입력 2019-01-01 07:00
70년 달려온 대전시 '4차 산업 특별시' 꿈꾼다

1949년 이후 가장 빨리 발전…최근 5년 사이 성장세 주춤

대덕특구를 4차 산업혁명 전진기지로 육성



(대전=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 2019년은 대전시가 출범한 지 70년, 광역시(옛 직할시)로 승격한 지 30년을 맞는 해다.

일제의 압박에서 벗어나 광복을 맞은 뒤에도 여전히 일본 강점기 때와 마찬가지로 대전부였던 명칭은 정부가 수립되고도 1년이 지난 1949년 8월 15일에야 대전시가 됐다.

다시 40년이 흘러 1989년 1월 1일 자로 지금의 광역시인 직할시로 승격됐다.

한국전쟁 초기(1950년 6월 28일∼7월 14일) 대전은 잠시 임시수도 역할도 수행했다.

◇ 직할시까지 숨 가쁘게 성장…면적 15배·인구 8배로



전쟁이 터지자 사통팔달 교통 요지 대전은 한·미 연합군과 북한군의 치열한 접전지가 됐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대전에 피난민이 하나둘 정착하고 전후 복구사업이 진행되면서 대전은 전국 각지 사람들이 골고루 모인 도시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대전은 충청남도 도청 소재지이자 중부 지방 행정·문화·경제 중심도시로 자리를 잡았다.

1974년부터 건설된 대덕연구단지(지금의 대덕연구개발특구)는 대전이 과학도시로 도약하게 했다.

시 출범 후 직할시로 승격할 때까지 40년 동안 대전시의 면적은 15.1배(35.7㎢ → 540㎢), 인구는 8.3배(12만6천704명 → 105만1천795명)로 각각 늘었다.

대전은 이 기간 전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도시다.

◇ '대전엑스포 93' 등 계기로 발전 가속화



1993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93일간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대전엑스포는 대전 발전을 가속하는 기폭제가 됐다.

1천400만 명이 찾은 개발도상국 최초의 엑스포를 준비하면서 허허벌판과 산, 군부대였던 지금의 서구가 신도시로 개발됐다.

고층 아파트가 빼곡하게 들어서고 시청과 법원, 검찰, 교육청 등 기관이 속속 서구로 청사를 옮겼다.

1998년에는 조달청과 특허청, 철도청(지금의 코레일) 등 10개 기관이 정부대전청사로 이전하면서 대전은 과학도시인 동시에 행정도시로도 자리를 잡게 됐다.

이 과정에서 광역시로 옷을 갈아입고 지금에 이르는 동안 대전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3조7천억원에서 9.7배인 35조9천억원(2016년)으로 늘었다.

사업체 수도 1995년 8만2천490개에서 2016년 11만3천228개로 37.3% 증가했다.

◇ 세종시 출범이 위기?…인구 줄고 성장세 주춤



2010년 2월 150만명을 넘어선 대전 인구는 2014년 7월 153만6천349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올해 2월 심리적 저지선인 150만명이 무너진 데 이어 11월 말 현재는 149만1천716명까지 줄었다.

2010년 10만 명이 넘었던 전입 인구가 지난해 8만 명 아래로 떨어진 반면 해마다 9만5천 명 안팎, 많게는 10만 명 이상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2012년 7월 출범한 세종시가 주변 도시 인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한 탓이다.

실제로 2016년 말 기준 세종시로 전입한 인구에서 전출자를 뺀 순이동 인구(2만9천816명)의 전출지를 보면 대전이 1만2천96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인구가 줄면서 지역경제 성장세도 한풀 꺾였다.

사업체 수는 2014년 10만9천535개에서 2년 동안 3천693개(3.4%), 지역내총생산 역시 3조2천억원(9.8%) 증가에 그쳤다.

2015년 61.7%였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17년 61.0%로, 고용률은 59.6%에서 58.9%로 되레 떨어졌다.

◇ 새해는 4차 산업혁명 특별시 도약 출발점



이런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대전시는 지역 상징인 대덕연구개발특구(대덕특구)를 4차 산업혁명 전진기지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조성된 지 45년 되고 연구 기능 위주로만 집적화해 있던 대덕특구를 고밀도 도심형 혁신공간으로 쇄신해 연구개발 성과물이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특별시 완성은 허태정 대전시장의 1호 공약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최근 대덕특구 리노베이션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필요한 국비 10억원이 확보됐다.

특히 이 사업은 국무총리실 소관 범부처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로 추진토록 해 실질적인 이행력도 확보됐다.

이와 함께 라온바이오융합의학연구원과 융합연구혁신센터를 건립하는 사업들도 함께 준비 중이다.

과학영재 산실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근을 비롯한 5개 권역에서는 신생 벤처기업 2천 개가 집중적으로 육성된다.

시는 또 도룡동 일대에는 800억원이 투입되는 스마트 스트리트가 조성돼 대전이 스마트 시티의 전진기지로서 연구와 실증, 사업화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달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한 산업단지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 대전역세권 등을 포함한 반경 10km 이내, 15㎢가 '국가혁신클러스터 지구'로 지정됐다.



시는 혁신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2020년까지 122억원을 투입해 기반 조성을 완료하고 2024년까지 글로벌기업 5개 육성, 300개 창업회사를 배출해 일자리 1만여개를 만들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 가운데 하나인 대덕구에는 제2 대덕밸리가 조성된다.

시는 또 중앙로 일원을 '소셜벤처 특화 거리'로 조성해 신생 기업을 육성하고, 대전역과 동구 대동 일원에는 지식산업센터를 건립해 원도심을 4차 산업혁명 신경제 중심지로 탈바꿈시킬 방침이다.

허태정 시장은 "대전의 미래 100년 발전을 책임진다는 각오로 시정을 이끌어 나가겠다"며 "대전을 대한민국 최고의 기술창업 도시로 만들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cob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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