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칼럼 "김정은, 신년사에서 美 유화 제스처에 답변할 수도"
"트럼프, 외교정책 많은 잘못 저질렀지만 對北정책 올바른 방향"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년 1월 1일 어떤 내용의 신년사를 내놓을지에 미국 언론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외교 전문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는 27일(현지시간) 최근 미국 정부에서 취한 일련의 유화 제스처에 대한 답변이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담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가 북한과의 협상을 되살릴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아직 김 위원장이 긴장 국면으로 '유턴'하려 한다는 징후는 어디에도 없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이그네이셔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올바른 신호(right signals)를 발신하고 있다고 평하면서 최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예로 들었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19일 한국을 방문해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뒤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비건 특별대표 등 방한한 당국자들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았다면서 "진전은 이뤄지고 있다. 김 위원장과의 다음 정상회담을 고대하며!"라고 자신의 트위터에 썼다.
아울러 이그네이셔스는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이 "2019년 북미 관계를 가늠하는 퍼즐 조각 가운데 하나"라면서 "이는 분명 김 위원장으로부터 마찬가지의 유화적인 반응을 끌어내고자 달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시점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재개는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조급함'과 '과장된 수사'가 트럼프 행정부 외교 정책의 특징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적어도 북한과의 외교 관계만큼은 '업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세부적으로 좀 더 진척시킬 의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정책에서 많은 잘못을 저질렀지만 적어도 북한에 대해선 올바른 방향으로 일을 해왔다고도 평가했다.
그러면서 분별 있는 사람이라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대화가 한반도 평화를 심화시키길 기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P 외에 블룸버그 통신도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전망하는 기사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화해 무드를 이어갈지, 아니면 대결 국면으로 되돌아갈지에 대한 시그널이 담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년사는 한 해 가장 중요한 정치 행사이자 대외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외교 이벤트로 꼽힌다. 신년사를 통해 그해 국정 운영 방향과 외교적 우선순위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9년은 지지부진한 북미 협상을 본궤도에 올려놓고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를 진전시키느냐, 한반도를 긴장 상태로 되돌리느냐를 가늠하는 중대 기로가 될 것으로 보여 그 어느 때보다 김 위원장의 입을 주시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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