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중심 용어는 이제 그만"…유럽의회, 가이드북 배포
"'性 중립 단어' 사용해야…'mankind'→'humanity', 'manpower'→'staff'로"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유럽의회가 '인류'(mankind) 등과 같이 남성(man)의 뜻이 담긴 용어 대신 성(性) 중립적 용어를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이를테면 인류는 'humanity'로, '인력'을 뜻하는 'manpower'는 'staff'로 하자는 것이다.
유럽의회는 성 중립 용어를 유럽연합(EU) 법률 제정 때나 통역 시, 그리고 상호소통 시 사용하자고 촉구하는 가이드북을 만들어 의원들과 관리들에게 배포했다.
이 가이드북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규정이 아니라 단지 권고 차원에서 만들어졌다고 유럽의회는 설명했다.
이들은 법률 제정 등 때 man과 같은 포괄적 용어 사용을 피하자고 강조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들은 "언어는 성향과 행동, 그리고 인식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이를 반영한다"며 "성 중립 또는 성 포괄적인 용어 사용은 정치적 정당성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조를 뜻하는 'man-made'는 'artificial'이나 'synthetic'으로 대체돼야 한다는 것.
사업가나 기업인을 뜻하는 'businessman' 또는 'businesswoman'은 ' businessperson'으로 바뀌어야 마땅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여자 의장을 뜻하는 'chairwoman' 대신 그냥 'chair'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
유럽의회 사무국은 "가이드북이 남녀를 차별하지 않고 포용적이며 공정한 언어를 사용하도록 촉구하고 있다"며 "편견이나 차별, 모멸감을 주는 발언 등을 야기하는 표현을 피하자는 게 가이드북의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유럽의회에서는 EU 회원국 24개 언어가 공식 언어로 사용되고 있으나 영어가 대세다.
영어나 덴마크어, 스웨덴어 등과 같은 언어는 성 중립 언어 적용이 상대적으로 쉽다.
하지만 독일어나 프랑스어 등과 같은 언어는 명사에 성을 부여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유럽의회는 1년 전 미투 운동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의원들이 성희롱 혐의로 피소되는 것을 피하도록 하는 가이드북을 발행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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