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세포까지 꽁꽁·머리가 얼얼" 대관령 칼바람에 인적 끊겨 한산

입력 2018-12-27 16:12
[르포] "세포까지 꽁꽁·머리가 얼얼" 대관령 칼바람에 인적 끊겨 한산

겨울 축제장은 얼음낚시터 인기…황태 건조 덕장은 제철 만나 구슬땀

(평창=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올겨울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27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은 매서운 칼바람까지 가세해 북극발 혹한을 실감케 했다.

대관령으로 오르는 도로 주변과 산간 계곡에는 한파에 얼어붙은 고드름이 거대한 얼음 기둥을 이루고 있었다.

올해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렸던 대관령면으로 들어서자 기온은 대낮에도 영하 10도에 머물렀다.

여민 옷 속으로 스며드는 칼바람은 체감온도를 순식간에 끌어 내렸다.

한파와 눈으로 지구촌 겨울 축제를 치러냈던 고장이지만 오늘만큼은 외출을 나온 주민이 줄어 거리는 대낮에도 한산했다.



추위에 이골이 난 대관령 주민들이지만, 가끔 보이는 주민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자와 두툼한 옷, 신발로 무장한 상태로 종종걸음을 쳤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송천에서는 눈을 만드는 제설기가 동장군을 만나 하얀 인공눈을 산더미처럼 뿌려대고 있었다.

내년 1월 18일부터 대관령눈꽃축제가 열리는 송천에서 인공눈을 만드는 작업을 둘러보기 위해 잠깐 차량 밖으로 나왔더니 5분도 안 돼 얼굴이 따가워지면서 얼어붙었다.

최강 한파에다 바람까지 불어 얼굴 세포까지 금세 꽁꽁 얼어붙는 느낌이었다.

한파에 쫓기다시피 차 안으로 들어왔더니 머리가 얼얼했다.

주민들이 두꺼운 모자 등으로 머리를 감싸고 다니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최강 한파에도 축제장은 겨울 낭만을 만끽하려는 행락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 일원에서 최근 개막한 평창 송어축제장에는 한파에도 얼음낚시 등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올해 처음 조성한 텐트 낚시터는 추위를 막을 수 있어 어린이 등과 동반한 행락객의 인기를 끌었다.

황태 덕장은 강추위에 제철을 만났다.



대관령 기슭에 위치한 한 황태덕장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두꺼운 옷으로 무장한 주민들이 명태를 덕장에 거는 작업에 매달렸다.

주민들은 상자에 담긴 명태를 꺼내 나무로 만든 덕장에 거는 고된 작업을 종일 반복했다.

주민들은 "다들 춥다고 힘들어하지만, 황태는 이런 추위 속에서 말려야 제맛이 나온다"며 "황태 건조작업은 지금이 시작"이라고 반겼다.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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