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아시안컵 지독한 '악연'…59년 만의 우승 도전
1960년 우승 이후 3차례 본선행 실패…2015년 준우승 성적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아시아축구연맹(AFC) 국가 중 최다인 9회 연속을 포함해 총 10차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에서는 우승과 인연이 많지 않았다.
한국은 지금까지 아시안컵에서 1, 2회 대회 때 두 번 연속 정상에 올랐을 뿐 이후 1960년 대회 우승 이후 58년 동안 정상 탈환에 번번이 실패했다.
한국은 1956년 제1회 홍콩 대회부터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까지 총 14차례 본선에 올랐다.
1956년에 이어 한국에서 열린 1960년(2회) 대회 때는 거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당시에는 예선을 거친 4개국이 풀리그로 우승팀을 가렸기 때문에 결승전도 따로 없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한국은 1회 대회에서 홍콩, 이스라엘, 베트남과 싸워 2승 1무로 우승했고 베트남, 이스라엘, 대만이 출전한 2회 대회 때는 3전 전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이게 마지막이었다. 이후 한국 축구는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한국이 이 대회 결승에 오른 것도 1972년 태국 대회와 1980년 쿠웨이트 대회, 1988년 카타르 대회, 2015년 호주 대회 등 네 번뿐이다.
1972년에는 중동 최강 이란에 1-2로 졌고, 1980년에는 개최국 쿠웨이트의 텃세에 고전하다 0-3으로 완패했다.
1988년 카타르 대회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고, 2015년 호주 대회 때는 개최국 호주와 연장 접전 끝에 1-2로 석패해 정상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국은 두 차례 우승 이후 본선 진출에 세 번이나 실패했고, 1990년대 이후에는 3위(2000년, 2007년, 2011년)가 최고 성적이다가 직전 대회에서 준우승했다.
특히 1996년 UAE 대회는 한국 축구팬에게 잊히지 않는 대회다. 한국은 이란과의 8강전에서 알리 다에이에게 후반에만 4골을 내주며 2-6으로 참패했다.
이란은 2004년 중국 대회 때도 8강전에서 알리 카리미가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한국을 4-3으로 돌려세웠다.
한국은 박지성, 이영표라는 슈퍼스타가 앞장을 서고 구자철, 지동원 등 '영건'들이 포진해 역대 가장 화려한 진용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은 2011년 카타르 대회 때도 좌절을 맛봤다.
8강까지 승승장구하던 한국은 준결승에서 일본과 2-2로 비긴 끝에 승부차기에서 져 우승 꿈을 접어야 했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지휘했던 3년 전 호주 대회는 절호의 우승 기회였다.
한국은 예선 3경기와 8강, 4강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이며 우승 기대를 부풀렸다.
그러나 결승에서 만난 호주의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당시 전반 45분 마시모 루옹고에게 선제골을 내준 후 후반 추가시간에 손흥민(토트넘)이 극적인 동점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연장 전반 종료 직전 호주의 제임스 트로이시에게 결승 골을 헌납해 정상 복귀 기회를 놓쳤다.
지난 8월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파울루 벤투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벤투 감독이 1960년 대회 우승 이후 이어졌던 좌절의 도전사를 끝내고 내년 1월 UAE에서 59년 만의 우승 염원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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