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을 수 있는 죽음' 줄인다…"적시에 적정병원서 진료"
'2018~2022년 응급의료 기본계획' 발표…중증응급질환 사망률 25%이상 ↓
'선의의 응급의료' 형사면책 추진…닥터헬기 야간운항·추가배치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치료를 제때 받으면 살 수 있는 응급환자의 '막을 수 있는 죽음'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정부의 청사진이 제시됐다. 응급환자를 적시에 적정한 병원으로 이송해 사망률은 줄이고, 응급의료서비스 신뢰도는 높인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응급환자 발생부터 최종치료 제공까지 응급의료 전반의 개선 방향을 담은 '2018~2022년 응급의료 기본계획'을 심의·확정했다.
이번 계획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사회안전망'이라는 비전으로 2022년까지 외상, 심근경색, 뇌졸중 등 중증응급질환 사망률을 질환별로 25% 이상 줄이는 게 골자다. 동시에 국민들의 응급의료서비스 신뢰도는 20% 이상 높여 55%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예방가능한 외상 사망률은 2015년 30.5%에서 2022년 23.0%로 떨어뜨린다는 게 목표다.
급성심근경색의 입원 30일 이내 사망률은 2016년 9.2%에서 2022년 7.5%로 낮출 계획이다. 같은 기간 뇌졸중 사망률 역시 허혈성 뇌졸중은 3.7%에서 3.2%로, 출혈성 뇌졸중은 15.6%에서 14.0%로 줄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응급환자 발생부터 최종치료까지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방정부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먼저 현장·이송 단계에서부터 일반인에 의한 적극적인 응급조치가 가능하도록 선의의 응급의료 행위에 대한 형사면책을 추진한다. 응급환자가 사망하더라도 응급처치 행위자의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다면 책임을 면해준다는 의미다.
심폐소생술 등 기본 응급처치요령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고 노인 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응급상황 발생 시 신고자가 119에서 상담과 응급처치 안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이송 시 119 구급대원이 환자 중증도에 따라 골든타임 내 최적의 병원을 선정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지역 맞춤형 이송지침(이송지도)'을 구비하기로 했다.
닥터헬기의 시범적 야간운항 및 추가배치, 응급환자의 항공 이송을 위한 정부기관 헬기 공동 활용 체계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권역·지역응급센터는 중증 응급환자를, 지역응급기관은 24시간 일차 응급진료에 충실할 수 있도록 종별 기능을 명확히 할 방침이다. 과밀화가 심각한 권역응급센터에는 가벼운 질환 환자의 방문을 억제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지난해 기준 권역·지역응급센터 내원 환자 중 경증 또는 비응급환자는 57.3%에 달했다.
응급실 폭행범에 처벌을 강화하고 보안인멸 및 응급실 안내책임자를 두는 등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 방안도 마련됐다.
중증외상, 심뇌혈관질환 등의 사망률을 떨어뜨리기 위한 대책도 제시됐다.
권역외상센터 의료진 근무여건을 개선해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한편 한국형 외상표준운영체계를 정립해 성과에 따른 차등 지원을 추진한다. 권역외상센터를 중심으로 지자체, 119 구급대, 응급의료기관 등이 연계된 지역외상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골든타임'이 중요한 급성심근경색, 뇌졸중은 중앙-권역-지역 심뇌혈관센터로 이어지는 안전망을 만든다.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지정하고, 권역심뇌혈관센터에는 예방 및 치료, 재활 통합서비스 제공 및 지역 센터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길 예정이다.
정신질환 추정 환자에 복지부, 경찰청, 소방청이 공동 대응할 수 있는 현장대응 매뉴얼을 발간하기로 했다. 정신질환 환자가 스스로 또는 타인을 해칠 수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의 응급입원이 활성화되도록 수가 개선도 검토한다.
소아 응급환자의 경우 119 상담서비스를 통해 응급실 방문 여부를 선별해주기로 했다. 달빛어린이병원과 지역응급기관을 활용해 야간·휴일 진료 수요에도 대응할 방침이다. 소아 환자 전문인력이 부족한 현실을 고려해 중증질환별 순환당직제로 진료 공백을 해소키로 했다.
이와 함께 지방정부 중심의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역 응급의료협의체를 활성화하고 응급의료 사업 관련 지자체 예산 조정 및 집행 권한을 강화한다. 응급의료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해 향후 응급의료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응급환자 발생부터 최종치료까지 환자를 추적할 수 있도록 소방 구급활동기록지, 국가응급진료정보망, 심평원 수가청구자료 등 관계기관 정보를 연계하는 방안도 내놨다.
졸업 후 일정기관 공공의료기관 의사로 근무하게 하는 공중보건장학제도 등으로 취약지 응급의료인력을 확충하는 데에도 힘쓸 예정이다.
복지부는 이러한 응급의료 기본계획 추진을 통해 응급환자가 적시에 적정병원에서 최선의 진료를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태호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국민이 전국 어디에서나 응급의료서비스를 믿고 이용할 수 있도록 전반을 개선해 중증응급환자의 사망률을 낮추는 게 목표"라며 "기존에 발표한 중증외상 진료체계 개선, 심뇌혈관질환 관리 계획 등과 연계해 응급의료 기본계획이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