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 탄생 기념행사 주도한 베이징대 학생 체포"
중국 공산당, 마오쩌둥과 계속 '거리 두기'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 경찰이 마오쩌둥(毛澤東) 탄생 125주년을 맞은 지난 26일에 기념행사를 열려던 베이징대 학생 1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은 목격자를 인용해 베이징대 마르크스주의 단체 대표인 추잔쉬안이 베이징대 동문 밖에서 7∼8명의 사복 경찰에 의해 붙잡혀 검은색 승용차에 태워졌다고 보도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추자쉬안을 체포한 이들은 자신들의 신분을 경찰이라고 밝혔다.
추잔쉬안은 "나는 법을 어기지 않았다. 왜 나를 잡아가냐?"고 소리를 지르며 저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상황을 지켜본 한 학생은 "마오 주석을 기념하는 것이 무슨 잘못이냐" 어떻게 베이징대 학생을 공개적으로 잡아갈 수 있느냐"고 항변했다.
시진핑 주석 집권기에 중국 대학 캠퍼스 내의 정치적 활동에 대한 탄압은 더욱 강화됐다.
1976년 사망한 마오쩌둥의 공과는 중국에서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마오쩌둥은 중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지만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한 문화대혁명으로 중국의 역사를 후퇴시켰다는 비판도 받는다.
중국 공산당은 최근 몇 년간 마오쩌둥의 업적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이면서 거리를 두고 있다.
마오쩌둥 탄생 125주년인 26일에도 공식 기념행사는 없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도 마오쩌둥 탄생을 기리는 기사나 논평은 실리지 않았다.
신마오주의자인 프리랜서 언론인 쑹양뱌오는 올해는 특히 개혁개방 40주년을 자축하는 분위기에서 마오쩌둥을 기념하는 것이 개혁개방의 흐름과 충돌한다고 말했다.
다만 추자쉬안의 체포에도 베이징의 마르크스주의자 학생들은 모처에서 '플래시몹' 이벤트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학생들은 마오쩌둥의 고향인 후난성 사오산까지 가서 혁명가를 부르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사오산에는 중국 각지에서 수천 명이 방문했다고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이들은 마오쩌둥 시대의 교복을 입고 마오쩌둥의 초상화와 중국 국기를 들었다.
중국 내에는 시계를 돌려 마오쩌둥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극좌 마오주의자들도 있다.
쑤웨이 중공충칭당교 교수는 이에 대해 정부와 사회 주류에 반한다면서 "우리는 어떤 역사의 후퇴에도 반대하며 개혁과 개방을 밀고 나가야 한다"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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