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회 '수장' "우크라 선물 받긴 했다…돈 아니라 초콜릿"

입력 2018-12-27 01:20
정교회 '수장' "우크라 선물 받긴 했다…돈 아니라 초콜릿"

"독립 인정 대가로 금품 수수" 러 정교회 측 의혹 일축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기독교 정교회의 '수장'이 우크라이나 정교회 독립의 대가로 '뒷돈'을 받았다는 러시아 측의 비방을 일축했다.

정교회 바르톨로메오스 세계총대주교 겸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는 25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열린 성탄절 축하 행사에서 "러시아 교회가 이번 자치·독립(autocephaly) 인정과 관련, 내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내가 받은 건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공장에서 보낸 캔디와 초콜릿"이라고 말한 것으로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보도했다.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는 "캔디와 초콜릿을 많이 받았다"면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처럼 기업인이고, 초콜릿 공장을 소유한다"고 설명했다.

이스탄불 페네르 지역에 있는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구청은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가 아이들에게 사탕과 초콜릿이 든 주머니를 나눠주는 모습을 페이스북 계정에 24일 올렸다.

가톨릭의 구조가 교황을 정점으로 하는 피라미드형 위계조직이라면, 정교회는 그와 달리 자치권을 가진 각 지역 교회의 연합 구조다.

자치교회의 수장은 모두 동등하되,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가 동등한 교회 지도자 중 '첫째 자리' 또는 '최고 명예의 자리'로 존중받는다.

앞서 올해 10월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구 시노드(주교회의)는 우크라이나 정교회의 독립을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17세기부터 우크라이나 정교회를 관할해온 러시아 정교회는 이에 반발하며,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구와 관계를 단절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또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가 우크라이나 정권과 '거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러시아에서 제기됐다.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는 다음달 우크라이나 정교회 성탄절(1월 7일) 하루 전 콘스탄티노플에서 새 우크라이나 정교회 수장과 합동 예배를 집전한 후 우크라이나 정교회의 독립을 인정하는 토모스(정교회 교회령)를 승인할 예정이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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