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집값에 지친' 런더너들, 지방주택 구입 2007년 이후 최대

입력 2018-12-26 19:10
수정 2018-12-26 20:23
'비싼 집값에 지친' 런더너들, 지방주택 구입 2007년 이후 최대

올해 7만4천350채 43조원 규모 구입…런던 인근 잉글랜드 남부·동부 지역 선호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비싼 런던 부동산 가격을 피해 지방으로 눈을 돌리는 '런더너'(Londoner·런던 시민)가 늘어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부동산 업체인 햄프턴스 인터내셔널(Hamptons International)은 런던 시민의 올해 지방 주택 구입 규모가 7만4천350채, 300억 파운드(약 42조9천억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주택 수 기준 전년 대비 3.8% 늘어난 것이자, 2007년 11만3천640채의 지방 주택을 370억 파운드(약 52조9천억원)에 구입한 이후 최대 규모다.

런던 주택 가격이 최근 수년간 급격히 치솟으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되자 지방으로 눈을 돌리는 런던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급등세가 진정됐지만 여전히 지난 10월 기준 런던의 평균 주택 가격은 47만4천 파운드(약 6억8천만원)로 지방 주택 평균인 23만1천 파운드(약 3억3천만원) 대비 두 배 이상 비싸다.

런던 인근인 잉글랜드 남부와 동부의 평균 주택 가격이 32만7천 파운드(약 4억7천만원)와 29만5천 파운드(약 4억2천만원)로 뒤를 이었다.

잉글랜드 북동부 지역은 평균 12만8천 파운드(약 1억8천만원)로 주택 가격이 가장 싼 곳으로 집계됐다.



런던 시민들이 올해 지방에 산 주택의 평균 가격은 39만8천910 파운드(약 5억7천만원)였다.

비록 런던을 떠나지만 이들 중 4분의 3은 잉글랜드 남동부와 남서부, 동부 등 런던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이주했다.

올해 잉글랜드 동부에서 팔린 집 5곳 중 1곳, 남동부에서 판매된 주택 7채 중 1채를 런던 출신이 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잉글랜드 동부에서는 하트퍼드셔주의 브록스본이, 남동부에서는 세븐오크스와 바스, 남서부에서는 서머싯 등이 런던 시민의 새 거주지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들랜드주에서는 노샘프턴셔 지역, 북부에서는 미들즈브러에 런던 출신들의 주택 구입이 많았다.

햄프턴스 인터내셔널의 조사부문장인 아니샤 베버리지는 "그동안 런던에서 벗어날 때는 가정을 이루거나 삶의 속도를 늦추는 등 개인의 우선순위 조정에 따른 경우가 많았다"면서 "최근에는 주택 가격 부담 가능성 여부가 지방에 첫 주택 구매를 고려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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