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첫 청와대 압수수색…문대통령, 국정운영 부담 더해

입력 2018-12-26 18:49
수정 2018-12-26 19:10
文정부 첫 청와대 압수수색…문대통령, 국정운영 부담 더해

민간사찰 의혹 수사대상 된 靑…연말 잇따른 악재 '뒤숭숭'

靑 "성실히 협조" 입장 밝혀…일부선 "빠른 수사로 의혹 털고 가야"

檢 수사 동향에 촉각…청와대 개편·개각에 영향 미칠지 촉각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폭로로 촉발된 '민간사찰 의혹'이 결국 문재인정부 출범 후 첫 청와대 압수수색으로 번졌다.

집권 중반기를 맞아 국정 운영 동력을 이어가는 데 집중해야 할 시기에 돌출한 악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청와대 내 일부에서는 압수수색 등 검찰 수사로 이번 의혹을 해소하는 게 오히려 국정 장악력을 확보하는 길이라는 의견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서울동부지검은 26일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과 특별감찰반을 압수수색했다.

자유한국당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등을 검찰에 고발한 터라 검찰의 강제수사는 예상된 절차라는 의견도 나온다.

그럼에도 검찰의 수사대상이 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연출된 것만으로도 청와대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문재인정부가 작년 촛불 집회 및 조기 대선 국면에서 적폐청산을 내걸고 집권에 성공했다는 점,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이었던 때 박근혜정부의 민간인사찰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강력한 비판을 쏟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청와대로서는 이번 의혹이 한층 부담스러울 수 있다.

또 이날은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이 열리고,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한 날이라는 점도 청와대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남북관계 개선·경제활력 제고에 집중돼야 할 관심이 이번 압수수색 탓에 흐트러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청와대에서는 자칫 이번 사태가 국정 운영 전반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온종일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아울러 검찰 수사 속도가 빨라지며 청와대를 겨냥한 야권의 공세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피고발인인 임 실장이나 조 수석에게까지 수사 여파가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도 감지됐다.



그러나 검찰 수사로 의혹을 터는 것만이 국정 동력을 잃지 않는 길이라는 점을 들어 압수수색을 악재로만 볼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일각에서 나온다.

청와대는 검찰이 이번 사태의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문 대통령도 지난 5일 "대검 감찰본부 조사결과가 나오면 이번 사건의 성격에 대해 국민이 올바르게 평가할 것"이라고 언급, 이번 사안의 전말이 드러난다면 국민들도 납득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청와대가 이날 검찰이 경내에 들어오는 대신 자료를 건네주는 임의제출 형태를 취하면서도 "절차에 따라 성실히 협조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검찰 수사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오히려 의혹만 키우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사가 향후 청와대 비서진 개편이나 개각에도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주목된다.

수사 상황에 따라 조 수석 등 비서진 교체를 요구하는 야당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으로서도 지금의 비서진을 계속 신임하며 야권 공세를 돌파할지, 아니면 비서진 쇄신을 통해 분위기 전환을 시도할지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설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이번 논란의 진원지인 특감반의 경우 최근 이인걸 전 반장의 사표가 수리됨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신임 반장 및 반원을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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