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中 국경분쟁지역에 다목적 교량 건설…긴장고조 우려

입력 2018-12-26 15:52
수정 2018-12-26 17:36
印, 中 국경분쟁지역에 다목적 교량 건설…긴장고조 우려

전투기 이착륙·60t 전차 운행 지탱

中 영유권 주장 지역 인근에 건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지난해 중국과 도카라(중국명 둥랑<洞朗>·부탄명 도클람) 지역에서 국경분쟁을 겪은 인도가 또다른 영유권 분쟁지역에 군사 작전에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다리를 완공, 현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NDTV 등 인도 현지 언론은 인도 북동부 아루나찰 프라데시주(州)와 그 남쪽 아삼 주를 잇는 4.94㎞ 길이의 철도-도로 복합교량 보기빌 대교가 완공됐다고 26일 보도했다.

인도 내 철도-도로 복합교량 가운데 가장 긴 보기빌 대교는 1985년부터 건설이 추진됐지만 현지 정세 불안 등으로 완공이 크게 늦어졌다. 그간 건설비용으로 560억루피(약 9천억원)가 투입됐다.

브라마푸트라 강을 가로지르는 이 다리의 완공으로 강남쪽의 아삼 주 디브루가르부터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의 주도 이타나가르까지 이동거리가 750㎞나 단축됐다.

다리 완공식인 25일에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참석, 직접 차를 타고 다리를 건넜다.



보기빌 대교는 인도와 중국의 영토분쟁지역 인근에 건설됐다는 점 때문에 중국의 신경을 크게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도는 향후 중국과의 무력충돌 등 군사 작전을 염두에 두고 보기빌 대교를 지은 것으로 관측된다.

NDTV는 "교량 위에 전투기가 이착륙할 수 있으며 인도군이 보유한 최대 60t 중량의 전차도 지탱할 수 있도록 지어졌다"고 보도했다.

다만 모디 총리는 완공식에서 보기빌 대교의 군사적 용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내년 총선 관련 표심을 고려한 듯 지역 간의 지리적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 중앙 정부가 기울인 노력을 주로 설명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아루나찰 프라데시를 '짱난(藏南·남티베트)'이라고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 이곳을 실효 지배한 인도 측과 대립해왔다.

과거 인도를 식민통치하던 영국은 1914년 티베트와 '심라 조약'을 체결해 티베트 남부지역을 영국령 인도의 영토로 하는 '맥마흔 라인'을 국경선으로 정했지만 중국은 심라 조약과 맥마흔 라인을 인정하지 않고 아루나찰 프라데시 9만㎢를 자국 영토로 주장해왔다.

실제로 지난 2월 모디 총리가 이타나가르를 방문하자 중국은 국경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 어떠한 행위도 자제해 달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한 바 있다.

지난해 인도와 중국이 73일간 무력대치한 도카라는 부탄의 서쪽에 자리 잡고 있고, 아루나찰 프라데시는 부탄의 동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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