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등산 개발사업 '기로'…아파트형 레지던스 호텔 막판 쟁점(종합)

입력 2018-12-26 16:51
수정 2018-12-26 21:37
어등산 개발사업 '기로'…아파트형 레지던스 호텔 막판 쟁점(종합)

이번 달까지 실시협약 체결 추진…사업계획 검증하는 공론화 작업도

도시공사 "숙박시설 아닌 주택 임대업 불가…확약 없이 협상 어렵다"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광주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을 시행하는 광주도시공사와 민간사업자인 호반 컨소시엄과의 협상이 막판 갈림길에 섰다.

대부분 쟁점에 대해서는 협상안을 도출했지만, 주거용으로 임대사업이 가능해 사실상 아파트인 레지던스 호텔 건립을 두고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26일 광주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도시공사는 지난 9월 14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과 실시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다.

당초 11월 19일까지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었지만, 사업 타당성과 수익성, 공공성 확보 방안 등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이번 달 말까지 협상이 연장됐다.

양측은 숙박시설, 휴양시설, 체육·오락시설, 공공시설 등을 건립하는 1조원 규모의 사업안에는 일단 합의를 했다.

호반은 특급호텔, 콘도, 레지던스 호텔 등 숙박시설, 워터파크, 인공해변 등을 조성해 이익을 얻고 다시 이를 공공시설 조성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서를 냈다.

양측은 워터파크와 인공해변 조성안에 대해서는 수익성과 공공성이 함께 담보되는 형식으로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

도시공사는 상업·놀이시설인 워터파크가 수익성이 강조된 시설이지만 함께 조성되는 인공해변이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되는 공익시설인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특급호텔과 콘도 건립도 관광·숙박시설인 점을 들어 공감대를 끌어냈다.

수익을 내기 위한 시설이 필요하고 여기에서 얻은 이익으로 공공시설에 투자하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도시공사는 1천500실 규모의 레지던스 호텔에 대해서는 주택 임대사업으로 변질할 우려가 있다며 변경을 요구했다.

레지던스 호텔은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피스텔 개념의 주거시설을 말한다.

도시공사는 레지던시 호텔을 분양받아 숙박영업을 하지 않고 개인 별장이나 '세컨드 하우스' 등 주택단지로 전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관광단지로 조성하려는 사업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고 관련 법(관광진흥법)에도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일부 레지던스 호텔은 아예 분양까지 가능해 사실상 고급형 아파트와 별반 다르지 않게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역 부동산 업계에도 어등산 레지던스 호텔의 평당 분양가까지 공공연히 떠도는 등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에서도 레지던스 호텔 건립으로 호반측이 이른바 '떼돈'을 번다면 공공성 담보라는 애초 사업 취지도 크게 퇴색할 수 밖에 없다고 반발한다.

도시공사는 호반 측의 레지던스 호텔 건립안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담은 공문을 호반에 보내고 이날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다.

숙박업이 아닌 주택용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협상안에 명시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협상이 어렵다고 통보했다.

호반 측은 변경된 사업계획안에 대해 내부 검토 중이며, 아직 답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반 측이 도시공사의 요구를 수용한다면 이번 달 내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실시설계, 특수목적법인 설립 등 절차를 진행해 2023년까지 사업을 끝낼 계획이다.

도시공사는 호반과의 협상을 통해 사업계획이 나오면 이를 전문가, 환경단체 등에 조언을 받는 공론화도 진행할 방침이다.

하지만 호반 측이 수용하지 않는다면 협상이 장기화해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지거나 자칫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광주도시공사 관계자는 "레지던스 호텔 부분을 제외하고는 공공성과 수익성을 공존시키는 방향으로 합의점을 도출했다"며 "31일까지는 이견을 봉합해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차질없이 사업이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사의 요구 사항이 법적인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상식적인 차원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안으로 보인다"며 "호반 측이 아직까지 답변이 없는데,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 안을 고수한다면 사업 진행을 위해 우선협상대상자 취소·변경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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