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환전소 살인 주범 최세용, '시신없는 살인'으로 추가 기소

입력 2018-12-26 15:11
안양환전소 살인 주범 최세용, '시신없는 살인'으로 추가 기소

10년전 필리핀서 발생한 강도살인 범인으로 지목돼

(안산=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2007년 경기 안양의 환전소에서 여직원을 살해하고 필리핀으로 달아난 뒤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강도행각을 벌인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최세용(51)씨가 또 다른 강도살인 사건을 벌인 정황이 포착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10년 전 발생, 피해자의 주검을 찾기란 불가능한 '시신 없는' 살인 사건이어서 검찰의 공소 유지가 가능할지는 미지수이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2부(윤원상 부장검사)는 강도살인 및 국외이송유인 등의 혐의로 최씨와 전모(45)씨를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최씨는 안양환전소 살인 사건을 일으키고 필리핀으로 달아난 이듬해인 2008년 1월 대출 브로커인 전씨와 공모, 필리핀으로 찾아온 장모(당시 29세)씨를 살해하고 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필리핀에 소재한 유령법인 명의로 큰돈을 대출받게 해주겠다고 장씨를 속여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최씨를 태국에서 한국으로 넘겨받은 2013년 당시에는 이 사건 수사가 미진했던 터라, 최씨를 재판에 넘기기 위해 태국 사법당국에 요청해야 하는 '기소 동의' 목록에 장씨에 대한 범죄 사실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장씨에 대한 강도살인 사건과 관련, 태국 사법당국으로부터 추가로 기소 동의를 받아 보강 수사한 끝에 최씨 등을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또 검찰은 2012년 9월 전씨의 소개를 받아 태국으로 사업을 하러 갔다가 실종된 송모(당시 37세)씨와 최씨 등이 관련이 있다고 보고 국외이송유인 등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태국서 검거된 최씨가 송씨의 여권을 소지하고 있던 점 등에 미뤄 이 같이 조치했다. 다만 최씨 등이 송씨를 살해한 정황은 확인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의 경우 이른바 '시신 없는' 살인 사건에 해당해 공소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검찰은 여러 간접증거를 확보한 만큼 살인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살인의 직접증거가 없더라도 피해자가 사망한 사실, 최씨 등이 범행을 모의한 정황,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 등 여러 간접증거를 통해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수사한 내용을 토대로 볼 때 공소유지가 가능하다고 판단돼 재판에 넘겼다"고 말했다.

이 사건 재판은 현재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진행 중이다.

한편 최씨는 2007년 안양의 환전소에서 여직원(당시 26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1억8천500만원을 빼앗아 필리핀으로 달아났다.

그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필리핀을 여행 온 한국인 관광객들을 납치·감금해 수억원을 빼앗는 등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2012년 말 불법 출입국 혐의로 태국서 검거된 후 이듬해 10월 한국으로 인도됐다.

대법원은 지난해 9월 최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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