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인 '신비의 뇌'…올해 쏟아진 새롭고 흥미로운 뉴스들

입력 2018-12-26 11:27
수정 2018-12-26 15:04
베일에 싸인 '신비의 뇌'…올해 쏟아진 새롭고 흥미로운 뉴스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무게가 1.4kg에 불과한 인간의 뇌는 머나먼 은하계에 있는 행성처럼 여전히 신비에 싸여있다. 금년에도 우리가 들어보지 못한 뇌에 관한 새로운 뉴스들이 쏟아져 나왔다.

세계 10대 과학 웹사이트 중 하나인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는 그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뉴스를 선정, 발표했다.

▲ 새로운 뉴런(뇌 신경세포) 발견

헝가리의 세게드(Szeged) 대학 연구팀은 지금까지 보지 못하던 새로운 종류의 뉴런을 발견했다.

인간의 뇌에서 가장 늦게 진화한 부위인 신피질(neocortex)에서 발견된 이 새로운 뉴런은 장미 열매와 모양이 비슷해 '장미 열매 뉴런'(rosehip neuron)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시각과 정각에 관여하는 신피질 제1층(first layer)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는 이 뉴런이 정확히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는 아직 모른다. 이 신경세포는 피라미드 세포(pyramidal cell)라고 불리는 흥분 신경세포(excitatory cell)와 연결돼 이 세포의 활동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으로 밝혀졌다.

▲ 뇌 우반구 3분의 1이 없는 아이

4년 전 간질 발작이 너무 심해 뇌 오른쪽 반구의 3분의 1을 잘라낸 소년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

이제 11살이 된 이 소년은 시야의 왼쪽을 보지 못한다. 그러나 인지기능과 시각기능이 또래의 다른 아이들과 다를 게 없다.

이는 뇌의 가소성(plasticity)을 보여주는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수술로 제거된 오른쪽 시각 중추를 왼쪽 반구가 보상해 주고 있는 것이다.

▲ 뇌에도 박테리아가 있다.

뇌는 지금까지 박테리아가 없는 환경으로 믿어져 왔다. 그런데 무해한 박테리아가 뇌에 서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조현병 환자와 정상인의 뇌가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사망자 34명의 뇌를 영상으로 관찰하는 과정에서 막대 모양의(rod-shaped) 물체가 자꾸 나타났는데 알고 보니 박테리아였다는 것이다.

이 박테리아는 특히 해마, 전전두피질, 흑질 등 일부 부위에서 특히 많이 보였고 뇌의 보조 세포인 성상세포와 뇌로 들어가는 검문소인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 부근에서도 발견됐다.

▲ 뇌는 자성(magnetic)이 있다.

뇌는 자성이 있다. 아니면 최소한 자성을 띨 수 있는 분자들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54~87세 사이의 사망자 7명의 뇌를 해부해 살펴본 결과 자성을 띤 분자들이 동일한 뇌 부위들에서만 발견됐다. 이는 뇌의 자성이 어떤 목적이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

많은 동물의 뇌에서도 자성을 가진 분자들이 발견되고 있다. 이는 길을 찾는 데 사용된다는 얘기도 있다.

▲ 노인의 뇌에도 젊은 세포가 있다.

우리 몸은 계속해서 늙은 세포를 버리고 새로운 세포를 만든다. 그러나 노인의 뇌에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믿어왔다.

하지만 노인의 뇌도 새로운 세포를 만든다는 증거가 나타났다.

사망 시 뇌 질환이 없었던 28명(14~79세)의 뇌를 해부해 기억·학습 중추인 해마(hippocampus)를 층층이 잘라 완전히 성숙하지 못한 어린 세포가 얼마나 있는지 세어 본 결과 늙은 사람의 뇌에도 젊은 사람의 뇌만큼 어린 세포들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다만 늙은 사람은 뇌세포들을 연결하는 신생 혈관이 젊은 사람들보다 적었다.

▲ 스트레스 받으면 뇌가 줄어든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분비량이 많은 사람은 코티솔 수치가 정상인 사람보다 뇌의 용적이 조금 적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건강한 중년 성인 2천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검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또 코티솔 분비가 많은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기억력 테스트 성적이 나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 쥐의 뇌는 자신의 발자국 소리를 죽인다.

쥐의 뇌는 주변 환경에서 나는 소리를 보다 잘 듣기 위해 자신이 내는 발자국 소리를 죽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몸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뇌 부위인 운동 피질(motor cortex)이 소리를 처리하는 청각 피질(auditory cortex)에 대해 청각 처리 신호를 발신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 청각 피질을 잠잠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사람의 뇌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과학자들은 믿고 있다.

▲ 장(腸)에 '제2의 뇌' 있다.

대장에는 뇌의 지시 없이 움직이는 수많은 뇌세포들이 있다. 이른바 '제2의 뇌'인 장 신경계(enteric nervous system)이다.

이 장 신경계는 자체 뉴런을 발화시켜(fire) 근육을 자극하고 근육의 활동을 조정함으로써 대변의 배설 같은 작업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쥐 실험 결과 밝혀졌다.

장 신경계는 뇌의 제2 진화 첫 단계에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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