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청년] ②케냐 송태진 PD "세상에 아프리카 알리겠다"

입력 2019-01-01 10:00
[글로벌 청년] ②케냐 송태진 PD "세상에 아프리카 알리겠다"

NGO 봉사후 아프리카에 꽂혀, 영상 배워 현지 방송국 취업

"경제 성장 무서울 정도, 동참해야 하고 관심 두세요"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한국과 외국은 다른 것이 많습니다. '다름'을 즐길 수 있는 여유와 마음이 필요합니다."

송태진(34) 씨가 아프리카 케냐에 정착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은 덕목이다.

현지에 진출해 케냐 방송국 GBS-TV의 제작팀장으로 일하는 송 PD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에서는 이렇게 했었는데 외국에서는 그렇게 못해서 어렵다고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너무 피곤해진다"며 "그러한 어려움을 넘어설 수 있다면 더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외국에서 일하면 배울 수 있는 게 더 많다고도 했다. 직장 업무 이외 시간을 내면 그 나라를 더 깊이 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현지에서 대학원을 다니거나 명소 탐방을 하면 전문가로 발돋움할 수 있고, 특히 그 나라에 한국을 알리는 일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 PD는 어떻게 아프리카 케냐에 갔을까.

그는 학창시절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 '바람의 딸' 한비야 작가의 세계여행기 시리즈를 아주 좋아했다.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한국과 다른 넓은 세상을 만나고 싶은 꿈을 꿨지만, 가난 때문에 외국에 나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 간절함이 깊어졌던 것일까.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를 다니다 군 복무를 마치고 24살이던 2008년 굿뉴스코 해외봉사단을 통해 아프리카 부룬디로 날아가는 기회를 얻었다.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나라였고, 한국과 다른 생활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부룬디에서의 1년은 색다른 하루하루의 연속이었으며 행복 그 자체였어요."

그는 그곳에서 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언론 특히 영상의 힘이 아주 크다는 걸 발견했다. 영상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겠다는 결심도 했다.

이후 그의 삶은 아프리카로 가기 위한 준비의 연속이었다. 대학에 복학해 영상산업공학을 부전공으로 수강하고, 졸업해서도 서울의 한 영상프로덕션에 취직했다. 아프리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아프리카 행사에도 참여했다.

"아프리카에 꽂혀 있던 2015년 마침내 희소식이 날아왔어요. 케냐의 현지 GBS-TV에서 직원을 구한다는 모집 광고였어요. 당당히 합격해 꿈에도 그리던 아프리카 땅을 다시 밟게 됐습니다."

그는 3년 만에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현지 직원들을 가르치며 전체적인 프로그램의 제작을 돕는 제작팀장이 됐다. 토크쇼, 다큐멘터리, 어린이, 교육 등 방송국에서 제작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다.

방송일 외에도 그는 국내 뉴스전문채널에 해외리포터로 활동하면서 케냐를 비롯해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등에서 일어나는 소식을 한국으로 전달한다.

또 아프리카에 영화학교 설립과 영상 교육을 진행하는 NGO '레디고 아프리카'의 동아프리카 지부장을 맡고 있으며 국제개발 NGO '굿뉴스월드'의 코디네이터로 활동한다.

아프리카에서의 생활 경험을 살려 국내 다양한 매체에 자유 기고를 하고 있으며 지난해 연말 아프리카의 문화 이야기를 엮은 '아프리카, 좋으니까'를 펴내기도 했다.

사단법인 세계한인언론인협회 회원인 그는 "앞으로도 아프리카를 한국에, 아프리카에 한국을 알리는 일을 꾸준히 펼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아프리카는 두려운 땅이 아니에요. 잘 준비해 온다면 얻을 수 있는 게 많습니다.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이고, 우리나라는 여기에 동참해야 합니다. 아프리카에 관심을 가지세요."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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