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고의 흠집 후 51명 고객에 덤터기 씌운 렌터카 직원 구속(종합)
렌터카 반납때 주의요망…흠집내고 수리비 강요해 3천만원 챙겨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렌터카에 고의로 흠집을 내고 반납하는 고객에게 책임을 떠넘긴 렌터카 업체 직원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기,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대전 지역 조직폭력배이자 렌터카 영업소장인 A(22)씨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범행을 도운 B(21)씨 등 2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A씨는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전주와 대전의 한 렌터카에서 영업소장으로 근무, 반납받은 차량에 고의로 흠집을 내고 손님 51명으로부터 3천여만원을 뜯은 혐의를 받고 있다.
B씨 등은 렌터카 업체에 근무하지 않지만 A씨의 범행을 도왔다.
렌터카 업체는 대개 운전 경력이 풍부한 손님을 선호하지만, A씨는 '연령과 경력 따지지 않고 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면서 손님을 끌었다.
A씨는 손님이 차량을 반납하면 상태를 살피는 척하다가 족집게 등 금속물질로 미세한 상처를 냈다.
금속물질은 수건으로 감싸 손님 눈에 띄지 않도록 했다.
그는 스스로 낸 흠집을 가리키며 손님에게 책임을 물었고 수리비 명목으로 1건당 20만∼90만원을 받아냈다.
피해자들은 주로 여성이나 면허를 취득한 지 1년이 채 안 된 사회초년생이었다.
이들은 A씨가 언성을 높이자 요구한 금액을 순순히 건넸다.
A씨는 흠집을 광택제로 대충 지우고 차량을 또 다른 손님에게 대여해주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갔다.
[전북경찰청 제공]
그가 영업소를 비우거나 휴가를 갈 때면 A씨의 사회 후배인 B씨 등 2명이 범행을 대신했고, 5만∼10만원의 수당을 챙겼다.
이들 범행은 억울함을 호소한 한 피해자의 경찰 신고로 들통났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렌터카 영업소 내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증거를 확보했다.
하지만 A씨는 "정말로 차에 흠집이 났다. 수리비를 받았을 뿐이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로 차나 보험에 관한 상식이 부족한 젊은 손님을 대상으로 범행이 이뤄졌다"며 "차를 빌리기 전에는 차 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사진으로 남겨놓아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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