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성탄전야 미사 집전…"물욕 버리고 소박한 삶 찾아야"
伊 '성당폭파' 위협에 삼엄한 경비 속 진행…"진정한 삶의 의미 돌아봐야"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현지시간) 자본주의적 물욕을 버리고 소박한 삶의 의미를 되새길 것을 전 세계에 촉구했다.
AP·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집전한 성탄 전야 미사에서 설교를 통해 "오늘날 많은 사람이 소유에서 의미를 찾는다"고 한탄하면서 이러한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은 마굿간에서 가난하게 태어난 예수의 삶을 통해 이 세상의 모든 사람, 특히 탐욕에 물든 사람들이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스스에게 한번 물어보자. 내 삶을 위해 이 모든 물질적인 것과 복잡한 삶의 방식이 정말 필요한가? 이러한 불필요한 잉여 없이 더 소박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교황은 이어 "만족할 줄 모르는 탐욕은 모든 인류 역사의 특징"이라면서 "심지어 지금도 역설적으로 일부가 사치스러운 만찬을 즐길 때 너무나 많은 이들은 생존에 필요한, 일용할 양식조차 없이 지낸다"고 지적했다.
2013년 라틴아메리카 출신 사제 중에선 최초로 교황에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년의 재임 기간 가난하고 탄압받는 사람들을 옹호하고 보호하는데 성심을 쏟았다.
1만여명의 신도가 참석한 이 날 미사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바티칸과 로마 주요 관광지 주변 경비가 한층 강화된 상황 속에서 진행됐다.
남부 이탈리아 경찰은 지난주 성베드로대성당을 비롯해 이탈리아의 성당들을 폭파하겠다고 위협한 소말리아인을 체포했다. 경찰은 이 인물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크리스마스인 25일 정오 성베드로대성당 발코니에서 성탄절 공식 메시지 '우르비 에트 오르비'(라틴어로 '로마와 온 세계에')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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