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보다 다보스가 편할까…트럼프, 2년 연속 참석
현지 매체 "시선 집중 즐기며 다자대화·미국 경제 자랑" 분석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셧다운 사태와 내각 인선, 시리아 철군 논란, 특검 수사 등 국내 현안이 산적해 있고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부자들의 말 잔치'라는 비판을 받는 다보스 포럼과 거리를 뒀던 것과 비교하면 2년 연속 참석은 확실히 이례적인 행보다.
24일(현지시간) WEF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2000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 이후 18년 만에 다보스를 찾았다.
이번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미국 대표단은 올해보다 규모가 더 커졌다.
단장인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총출동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도 대표단 일원으로 다보스를 찾는다.
스위스 공영방송 SRF는 최근 기사에서 골치 아픈 일이 잔뜩 있는 워싱턴보다는 다보스가 트럼프에게 훨씬 편한 곳이라면서 그가 다보스를 다시 찾는 이유를 세 가지로 분석했다.
첫 번째 이유는 그에게 집중되는 전 세계의 시선이다.
스위스-미국 상공회의소의 마르탱 나비 국장은 "다보스는 사흘 동안 전 세계의 중심이 된다. 트럼프는 세계의 중심, 빅 쇼의 한 가운데에 있는 걸 좋아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의 정치무대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나비 국장은 러시아, 중국 등 갈등 관계에 있는 여러 '플레이어'들과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이와 관련해 SRF는 사위인 쿠슈너에게 다보스가 중동 평화 전략을 마련하는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마지막으로 SRF는 마케팅을 꼽았다. 미국 우선주의와 그의 재임 기간 거둔 경제적 성과를 자랑할 수 있는 무대가 다보스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다보스 폐막 연설 때 "많은 사람이 미국에 돌아왔고 우리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치적을 자랑했다. 당시 그의 연설이 끝났을 때 다른 정상들에게 쏟아졌던 큰 박수는 없었다. 연설 중에는 일부 야유도 나왔다.
SRF는 주식 시장에 예민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상승세를 보였던 미국 증시가 최근 주춤하자 낙관론을 심어주려는 의도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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