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콧·유체이탈·성동격서…삶은 지략대결 전장
신간 '논리 500'…다양한 상황서 나타나는 전략·논리 500개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산다는 건 전쟁이다. 매일 생업, 인간관계, 조직 내 생존 등을 놓고 크고 작은 경쟁을 벌여야 한다.
부지불식 간에 다양한 전략과 전술이 펼쳐지고 순간순간 크고 작은 승패가 갈린다. 작은 패배감이라도 상처가 된다. 그래서 다음엔 더 나은 작전과 논리로 맞서리라 다짐하곤 한다. 수많은 패배를 바탕으로 얻은 교훈을 통해 치밀한 논리와 전략으로 무장한다면 성공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신간 '논리 500(센서블뉴스 펴냄)'에서 언론인인 저자는 현장에서의 취재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되는 논리 500가지를 실례를 들어 제시한다.
예컨대 정치인과 같은 유명 인사는 공개 인터뷰나 기자회견에서 불리한 질문을 받을 때 "참모들과 논의한 뒤 답하겠다", "마음을 다시 정리하고 나중에 말하겠다"는 식으로 대응한다.
기자회견을 하면서 최근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해서는 회견 모두에 미리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선수를 치기도 한다.
저자는 이를 '회피 전략'이라고 한다. 보이콧 작전으로도 부른다. 자신에게 불리한 사항은 언급 자체를 피함으로써 일단 큰불을 꺼보려는 방식이다. 외교관이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나라 공관이 주최하는 행사에 가지 않는 것도 같은 차원이다.
언론이 주로 쓰는 전략에는 '양비론'이 있다. 저자에 따르면 특정한 이념 성향을 지닌 언론사가 비슷한 성향의 인사가 저지른 잘못을 다룰 때 반대편 성향 인사의 잘못도 함께 도마 위에 올리는 사례 등이 이에 해당한다.
'유체이탈 화법'은 책임을 회피할 때 자주 쓰인다.
어느 기업 부서장이 회의 석상에서 자신의 부서와 관련된 실책이 거론되면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하는데 알아보겠다"는 식으로 방관자, 관찰자처럼 얘기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일단 대응 논리를 마련할 시간을 벌 수 있다.
완전한 수세에 몰렸을 때 나오는 '악어의 눈물' 작전도 있다. 불쌍한 척해 상대나 여론의 동정심과 연민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 같은 방어 전략 말고 적극적인 공격 논리도 다수 소개한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단순화 전략을 활용한 선거 구호로 캠페인에서 기선을 제압했다. 그 유명한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캐치프레이즈다.
저자는 또 거짓말로 대처하는 것이지만 상대에 피해를 주지 않는 '화이트 라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필요할 때가 있다고 주장한다.
북한의 외교 전술로도 유명한 '벼랑 끝 전술'은 상대가 잃을 게 더 많을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엉뚱한 곳에 상대 시선을 돌림으로써 목표를 달성하는 '성동격서' 전술은 인간관계는 물론 국가 간 관계, 스포츠 등에서도 자주 쓰인다.
때로는 사실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할 필요도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조직 내에서 정답만 말하면 시기·질투의 대상이 될 수 있고 남들이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상황에서 자기 패만 공개하는 패착을 부를 수도 있다.
책은 이 같은 500가지 주요 논리를 전략, 관계, 인식, 센스, 조직 등의 카테고리로 나눠 소개한다. 사전 형태로 색인을 만들어 실전에서 필요할 때 찾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저자는 인터넷 언론사 센서블뉴스 대표 겸 에디터이다.
문성규 지음. 1권 364쪽. 2권 368쪽. 각 1만5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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