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땅이야" 포장도로 파내고 궁도대회 무산시킨 60대 법정구속
청주지법 "사익 챙기려 공익 볼모 삼아 죄질 불량" 징역 6개월
(청주·진천=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다른 사람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자신의 땅 위에 개설된 포장도로를 파내고 전국 단위 궁도대회까지 무산시킨 60대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청주지법 형사3단독 박우근 판사는 25일 일반교통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66)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24일께 진천군 진천읍 자신 소유 임야에 개설된 콘크리트 포장도로 10m 구간을 굴착기로 파내 다른 사람들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방해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A씨가 도로를 파내면서 길이 끊겨 지난 7월 1∼3일 인근 궁도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17회 생거진천 쌀 전국 남녀 궁도대회가 취소됐다.
진천 궁도협회가 주관하고 진천군이 후원하는 이 대회는 매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A씨는 국가지정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자신 소유 임야를 진천군이 매입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이 도로는 궁도장을 방문하는 특정인들만 이용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공용 육로로 볼 수 없고, 굴착기로 파낸 이후에도 도보 통행이 가능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박 판사는 "피고인의 행위로 기존에는 가능했던 차량 통행 자체가 불가능하게 된 이상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그는 또 "1천200명 정도가 참석하는 궁도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차량 통행이 필수적인데 이를 불가능하게 만든 만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도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신의 사익을 위해 공익을 볼모로 삼아 권한을 남용하고, 그로 인해 공익이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등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며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아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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